일본 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현재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회담의 의의를 '특기할 사변'이라고 강조하는 사설을 연일 싣고 있다. 이는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당국의 적극적인 대미 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돼,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고 있다.
***조선신보, "북미회담은 특기할 사변"**
조선신보는 4일 '메아리-미 특사의 평양방문'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부시대통령의 특사인 국무성 동아시아 및 태평양문제담당 차관보 일행 20여명이 어제 평양을 방문하여 지금 우리나라와의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악의 축'으로 몰아 세우면서 적대시만을 일삼던 부시정권이 평양으로 특사를 보낸 사실은 일본 고이즈미총리의 평양방문과 함께 특기할 사변"이라고 보도했다.
사설은 이어 "미 국무성 차관보 일행은 이번 평양방문기간 우리나라에 미국 현 행정부의 대조선정책과 대화재개립장에 대하여 설명을 하게 되며 조미(朝米) 호상간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진행한다"며 "이것은 부시정권의 출현 이래 중단상태에 놓여 있던 조미대화를 재개한다는 것이며 우리 조국의 핵동결과 미국측의 경수로제공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조미기본합의문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합의를 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때문에 지금 언론들은 미 국무성 차관보일행을 맞이한 우리나라의 입장과 태도에 대하여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며 "본지가 여러번 지적한 바 그대로 지금 우리 조국은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로의 선수 및 응원단파견, 서해선, 동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공사의 시작, 신의주특별행정구의 설정, 조일평양선언발표 등에서 뚜렷이 알수 있듯이 일대 변혁기에 들어 서고 있어 이제 남은 것은 조미관계개선뿐"이라고 이번 회담의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사설은 "오늘의 격동적 시기에 미국특사와 우리 나라간의 현안문제가 토의되고 합의를 도출해 낸다면 심각한 냉전대결에 얽매여 있는 조선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조미간의 평화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갈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조일관계는 정상화에 더욱 줄달음치고 통일의 날도 다가 올 것"이라고 이번 회담에 거는 북한의 큰 기대를 드러냈다.
조선신보는 이에 앞서 켈리 미 차관보 방한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도 '조미대화 재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방북 사실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번 회담에 북미관계 개선에 획기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전향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 "북한의 자주권 존중해야만 관계개선 가능"**
한편 3일 평양에 도착한 켈리 특사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측 대표단과 1차회담을 갖고 회담 일정 등을 조율한 뒤 북측 대표단과 비공식 만찬을 가졌다. 당초 켈리 특사의 북측 회담상대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첫날 회담에는 강 제1부상보다 서열이 낮은 김 부상이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어제 회담은 예비접촉에 불과했으며 오늘이 본회담이 될 것"이라며 "본회담에는 김 부상 대신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켈리 특사의 방북 목적은 북한과의 포괄적인 대화를 모색하는 한편 미국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미국이 오랫동안 우려한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한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질적 대화로 가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 평양방송은 3일 "미국이 북한의 `자주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관계개선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끈질긴 적대시 정책으로 우리와 미국과의 적대시 관계는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도 풀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방송의 이같은 보도는 미국이 이라크 후세인 정권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독립성을 인정해야만 대화가 진전될 수 있을 것임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켈리 특사는 2박3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친 뒤 5일 서해직항로편으로 서울로 되돌아 온 뒤 최성홍 외교장관 등 우리 정부 관계자를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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