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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가치사유제는 어떻게 현대판 노예제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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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가치사유제는 어떻게 현대판 노예제가 되는가

[기고] 스파르타쿠스와 현대판 노예제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양질의 드라마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공급하는 컨텐트 시장의 강자다. 말로만 듣던 넷플릭스를 경험해 보니 확실히 볼 만한 컨텐트가 많았다. 그 중 내 눈길을 사로잡은 컨텐트는 단연 '스파르타쿠스'다. 기원 전 73년 이탈리아 본토에서 일어나 로마공화정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연작 드라마로 만든 것이 넷플릭스의 '스파르타쿠스'다. 비록 종영한지 한참 되긴 했지만, '스파르타쿠스'는 탄탄한 내러티브, 충실한 고증, 사실성 높은 액션, 배우들의 열연, 마치 경구나 잠언을 연상케하는 대사 등이 어우러져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넷플릭스가 만든 '스파르타쿠스'의 최대 미덕과 성취는 역사 속 화석 정도로 생각되던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이 일어나게 된 정치경제적 배경과 맥락을 세심하게 그리고, 인간해방의 대의를 온몸으로 선언했던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드라마 형식을 빌려 정당하게 복권시켰다는 데 있다. 스파르타쿠스가 누군지도 모르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스파르타쿠스를 교과서 속의 박제화된 인물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스파르타쿠스'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이 일어날 당시의 로마가 얼마나 인간을 억압하던 체제였는지, 노예의 사슬을 끊고 자유인이 되기 위해 무적 로마에 맞서 싸운 스파르타쿠스들의 투쟁이 얼마나 치열했으며 그들의 최후가 눈물나게 장렬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노예제를 정치경제체제의 근간으로 삼던 세계제국 로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은 비록 실패했지만 압제로부터 해방된 세상을 향한 사회적 상상력의 마르지 않는 원천이 됐다. 평등해야 마땅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노예로 삼던 노예제는 오늘날 공식적으로 종식됐지만, 노예제는 여러 버전으로 진화하며 여전히 시민들의 자유로운 삶을 속박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약한다.

내가 보기에 오늘날의 대표적 노예제가 바로 토지가치사유제다. 토지를 가진 사람이 가지지 않은 사람의 시간과 자원을 합법적으로 약탈해 사실상의 주인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즉 스파르타쿠스가 그토록 철폐시키려고 했던 로마의 노예제는 노예주가 노예의 신체를 소유하는 방식이었다면, 은폐된 현대판 노예제라 할 토지가치사유제는 토지소유주가 토지 없는 자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만든 가치를 소유하는 방식인 것이다.

노예제의 철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스파르타쿠스들의 후예들인 우리들은 선배들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판 노예제인 토지가치사유제를 발전적으로 지양해야 한다. 스파르타쿠스는 칼로 노예제를 혁파하려 했지만, 우리들은 보유세로 토지가치사유제를 지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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