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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잇단 청약 미달 속 '양극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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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잇단 청약 미달 속 '양극화'까지

[현장] 강남 재건축 다시 '꿈틀'

지난해 상반기 폭등했던 부동산 시장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도입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주춤한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분양 시장 역시 연말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새해 들어 재건축 시장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미분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2008년 말 16만 호까지 늘었다가 이듬해 정부의 세제 감면과 공공기관 매입 등 정책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12만2542호로 한달 전보다 2105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DTI 규제가 시작된 이후 DTI가 적용되지 않는 신규 분양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건설사들은 대거 물량을 쏟아냈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건설사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해 연말 수도권 지역에서만 28개 단지를 분양했지만 청약이 공급물량을 넘어선 곳은 절반에 그쳤다. 신도시 사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건설사가 분양가를 낮춰 파는 자구책까지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문제가 과거에는 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면 이번에는 신도시 등 수도권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양도세 면제 종료 앞두고 경쟁적으로 물량 쏟아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들어설 예정인 수원아이파크시티 2차 2024가구는 8일부터 12일까지 추가 청약 접수를 받았다. 3차 청약 접수 끝에 1247명이 신청해 900여 가구가 미달되자 지난해 말에 이어 또 한 번 추가 청약을 접수한 것이다. 청약자들은 많지만 이번 청약 접수 전까지 계약률이 60%에 그쳐 물량을 다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이파크시티 공사현장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의 계약자가 매매를 위해 이따금 나타날 뿐 새로 문의하는 이들은 적은 편"이라며 "연말부터 쏟아지는 물량이 많아 평당 분양가가 100~200만 원 비싸더라도 광교 신도시 등 더 입지가 좋은 곳으로 가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이파크시티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추가적인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는 분양시장보다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쪽에 사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경기 수원의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 ⓒ프레시안

아이파크시티의 경우 사정이 나은 편이다. 금융결제원이 10일 공개한 청약접수 경쟁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청약을 접수한 전국 60여 단지 중 청약률 '0'가 12곳이었다. 미분양은 경기 부천의 '부천 휴캐슬' 40가구와 경기 고양의 '현대 성우 오스타' 124가구에서 청약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 등 수도권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동안 관심이 쏠린 신도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광교신도시에 분양된 단지들은 최고 700대 1이 넘는 청약률을 기록한 반면,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청약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했다. 청약률이 크게 떨어지는 아파트는 분양가를 1~2억 원씩 낮춰 파는 현상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건설사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2월 11일 이전에 경쟁적으로 물량을 쏟아낸 데 있다. 주요 건설업체들은 이번 달에도 수도권에만 7000 여 가구의 신규 분양을 쏟아낼 계획이다. 이미 수도권에 2만 채 이상의 미분양 주택이 적체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공급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 서울 강남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전경 ⓒ프레시안

강남 아파트 5주 연속 상승…"거래량은 거의 없어"

한편, DTI 규제 이후 잠잠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 8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실거래가가 15억 원(119㎡)을 넘는 사례가 나왔다. 대치의 은마아파트 역시 3월도 예정된 안전진단 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변동률 역시 0.02%로 5주 연속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격이 호가에 불과하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비수기에 나타난 일시적인 상승이라는 전망도 있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지난해 말보다 3000만 원 이상 뛰었지만 거래되는 매물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급매물이 소진된 후에는 사람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3월로 예정된 안전진단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은마아파트의 경우 소형평형 의무비율 적용 대상이 많아 주민들의 반발도 있어 다른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유인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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