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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항명 가출' 사태에 이상돈 "청와대가 내각 위에 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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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항명 가출' 사태에 이상돈 "청와대가 내각 위에 군림"

새누리당 '진영 비판' 일색…야당은 '국정 쇄신' 촉구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 반대가 진 장관의 사퇴 이유라는 점,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진 장관의 이번 '항명' 파문은 예고된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진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반발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라는 것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진영의 배신"이라는 단편적 시각보다는 "박근혜식 국정 운영의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박근혜 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국정쇄신론'을 언급하고 나서 주목된다.

"거위털 파문, 진영 사퇴 등은 참모가 내각에 '군림'해 일어난 현상"

이 교수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생각해야 될 점은 내각의 장관과 청와대의 참모와의 관계가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견해와 주무장관의 견해가 다르면 (참모들이) 조정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현재의 청와대 참모들이 장관, 즉 내각에 군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뉘앙스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썩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이 교수는 "진영 장관이 그런 식(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등과 갈등이 있는 것처럼)으로 표현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진 장관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데 반대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런 뜻을 청와대에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밝히는 등, 참모진의 '게이트키핑'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다. 청와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과의 갈등설이 나온 원인이다.

이 교수는 나아가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 얘기가 나왔을 때도 제가 '내각에 군림하는 인상을 줄까 봐 걱정된다'고 했었다"며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면(내각에 군림하는 청와대) 저는 국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난번에도 이른바 증세 논쟁에서 주무장관을 제치고 (조원동) 경제수석이 기자회견을 하다가 '거위털' 얘기를 해서 완전히 자폭을 해 버렸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책임 장관제'에 배치될 뿐 아니라 자칫 '기획 따로 책임 따로'인 '측근 정치'로 흐를 수 있다. 관련해 이 교수는 "이런 문제가 일단 노출이 됐다면 이제는 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참모진 자신들이 오히려 국정을 우리가 좀 리드해야 한다는 식의, 말하자면 '오버'를 하는 것이 있는데, 그런 것은 대통령을 위해서 썩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몇 번씩 언급했던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이론의 초심을 살릴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사 문제나 항명 사태 등이 핵심이 아닌 '구조적' 문제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 시스템을 '쇄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진영 비판' 일색…야당은 '국정 쇄신' 촉구

그러나 새누리당 안에서는 진영 장관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물론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없다. 오히려 황우여 대표는 진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무회의 일원인 장관은 정부안으로 의결 된 정책을 정부 대표로 수행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각 일원이 자리를 뜨는 것은 이 일을 누가 수행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남기는 것인데, 바람직하지도 않고 모범이 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주 실망"이라며 "애초에 장관을 맡지를 말았어야 하고 인수위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교통방송>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집어던지고 그만두는 것이 도대체 장관으로, 기본적인 공무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며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공적인 업무를 저버리는 것 같아서 저희들로써는 아주 실망했고 아주 섭섭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진 장관 사퇴 문제와 관련해 '국정쇄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인연금 공약 파기로 100배 사죄하고 자중해야 할 사람들이 책임전가하고 집안싸움을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자중지란인지, 콩가루집안인지 국민들 보기가 참으로 민망하지도 않가"라며 "양건 토사구팽, 채동욱 찍어내기, 진영 항명가출이 발생했고, 공기업 인사는 지지부진하고, 여기저기 낙하산 투하가 이뤄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대대적인 인사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벌써부터 정권의 레임덕이 찾아 왔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이번 장관 사퇴 파동은 단순한 항명 사건이 아니고 대통령 핵심 공약 파기에 대해 정권 내부에서조차 합의가 이뤄지지 않다는 반증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운영이 여과없이 보여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진영 장관의 항명과 연이은 인사파동은 독선과 아집으로 나라를 통치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이제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권위주의의 일대 쇄신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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