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의 국회운영위원회 출석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지금 이 시간에 국회 운영위가 열리고 있는데 저는 민정수석이, 더구나 피고발인 신분인데 운영위에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그 때문에 국민들 안전이나 민생에 관한 법안들이 발목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운영위에 출석을 하도록 조치했다"며 "국회가 원활하게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에서도 이렇게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8년을 보내는 심경에 대해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남북관계의 큰 변화, 그리고 경제에 있어서도 '사람 중심 경제'를 위한 여러 경제정책 기조의 대변화를 둘러싸고 아주 정치적인 논란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며 "여소야대 국면에 다당 구도이기도 하고 게다가 야당들이 사안마다 생각들이 다 달랐기 때문에 여당이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회에서 성과를 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나, 그런 가운데서도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회 입법, 예산에서 아주 많은 성과를 거두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오찬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올해는 분단체제 70년사에서 평화공존 체제로 넘어가는 큰 역사적 전기를 만드는 데 대통령께서 남북 정상회담을 세 번이나 하셔서 큰 전환을 가져오셨다"고 덕담하며 "내년에는 결실을 맺도록, 특히 다시는 역진하지 않도록 일정한 진도가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 상황에 대해 "지표상으로 본다면 경제 체질이 나아지고 있다"며 "1분위 계층 사람들은 어렵지만 그래도 2분위, 3분위부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수출도 견고하게 유지가 되고 있고 또 소득도 3만 불을 넘어섰다. 시간이 걸리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아주 정성을 들여서 민생 대책을 세워 나가면 국민들도 좀 이해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은 운영위 회의 때문에 불참했음을 알렸고, 문 대통령도 "저희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참석을 못 했다"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이후 오후 2시부터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남북관계 변화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올해의 주요 발자취로 꼽는 한편,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국민들께서는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직원들이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 엄격한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조차 조심해야 한다.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이 손에 익게 되면 긴장이 풀어질 수 있고 일을 관성적으로 하게 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달라.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의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그 날선 느낌처럼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치지 말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권력기관 개혁, 공정경제, 직장 내 갑질 문제, 적폐청산 등 정부 차원 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청와대뿐 아니라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등 모든 권력기관들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으나, 정권의 선의로 권력기관의 운용을 개혁하는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개혁이 연속성을 갖고 정착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