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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행 인턴은 노예…감금·폭행까지 감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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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행 인턴은 노예…감금·폭행까지 감내해야"

전직 '청와대 방미 수행' 인턴의 고백 "청와대 권위주의적 태도 문제"

이른바 '윤창중 쇼크'로 청와대 등 고위 관료들의 안하무인격인 태도가 논란이 되는 와중에, 과거 청와대 방미단을 수행했던 전직 주미한국문화원 인턴의 폭로가 주목받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청와대 관료들의 그간 행태에 비춰봤을 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추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심지어 인턴이 사실상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전 주미한국문화원 인턴 A씨는 14일 MBC 라디오 <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에 출연해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했을 때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시적으로 인턴으로 채용돼 일한 적이 있었다"며 "인턴들이 하는 일이라는 게 막말로 심부름꾼 수준이었고, 심하게 표현하면 정말 노예 같은 일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창중) 전 대변인 관련 기사를 보면 술을 시켜달라거나 에어컨 펜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우니 호텔 측에 얘기해서 소리를 줄여달라고 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정말 그런 일을 했다"며 "남자 인턴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 하는 공군기지에서부터 청와대 수행원들의 짐을 호텔까지 실어오고 실어 나르는 일들까지 했다"고 말했다.

▲ <문화일보>에 재직했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그의 인선은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입길에 오르내렸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후 '엉덩이를 만졌고,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는 청와대 진술이 공개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거짓을 유포하면서 자신(들)도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일까? ⓒ연합뉴스

A씨는 "더 본질적으로 화가 나는 것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권위주의적인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가 겪었던 일이 있는데, 당시 수행하던 청와대 행정관님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저 인턴을 해고하라는 말씀을 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A씨는 "(청와대 모 ) 행정관님이 영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대학을 나오셨고 그 대학교에서 학생회장까지 하셨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저는 (한국사람이 하는 식으로) 공통점을 찾으려고 '저희 아버지도 영국에서 공부하셔서 저도 그 근처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행정관님 듣기에 굉장히 불편했었나보더라. 그냥 예, 아니오 라는 말만 했어야 되는데 '나랑 동급으로 보느냐' 하는 식으로 굉장히 심기가 불편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그런 일이 있고 난 후에) 청와대 서기관님께서 저를 찾아와서 골방에 문을 잠그고 저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욕설을 하고 '네가 아니어도 이 대사관에서 인턴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섰으니까 제대로 안 할 거면 나가라'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들 교육을 담당하는 대사관 직원이 있었는데 그 직원도 제가 있는 곳에 와서 문을 잠그고 밀폐된 공간에서 욕설하고 폭언을 하고 저한테 심지어는 페트병을 얼굴에 던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에 대한) 피해자 여성 나이가 만 21세로 알고 있는데 저도 그 당시에 만 21세였다. 너무 어렸고 제가 잘못한 게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막 폭언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혼이 나니까 굉장히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됐고, 상황 판단이 잘 되지 않았다"며 "그 당시에는 그분들이 너무 무섭고 굉장히 관료 사회의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셨고 해서 잘못했다고 울면서 빌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이 인턴에게 술자리를 요구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A씨는 "워낙 수행비서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오라 가라 이렇게 하면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행정관님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문화홍보원 측에서 그렇게 혼이 나는 것을 옆에 인턴들을 봤기 때문에 더 그렇게 순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인턴 교육을 받을 때 예, 아니오 라는 말 외에는 어떠한 말도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는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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