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11.6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 오전까지는 오히려 시스네로스를 2.6%포인트 앞서며 하원 입성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승패를 뒤집은 것은 우편투표였다. 이 선거구에서 지난 1주일간 개표된 우편투표는 7만여 표로,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될수록 김 후보의 우세가 흔들리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로 역전을 허용한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김 후보 측은 민주당 후보 측의 '부정 개표'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민주당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후보는 "시스네로스 캠프가 개표요원들을 괴롭히고 위협하고 있다. 물리적 개표 간섭 행위로 검표원의 힐책을 받기도 했다"는 트위터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스네로스 캠프는 "김 후보의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판박이로, 현실과 동떨어진 거짓"이라며 "개표가 진행될수록 지고 있기 때문에 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인천 출생, 1962년생으로 13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금융·의류 분야에서 일하다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후보의 최종 낙선으로, 미 동서부·여야 양측에서 한국계 후보들이 동시에 하원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없던 일이 됐다. 뉴저저 제3선거구(벌링턴카운티·오션카운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한인 2세 앤디 김 후보는 공화당 현역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단 영 김 후보나 앤디 김 후보의 당락이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그들이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는 별다른 조명을 받지 않고 있다. 영 김 후보는 지한파로 알려진 에드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으로 오래 일했다. 특히 1990년부터 로이스 의원의 한반도·아시아 정책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스 의원은 일본 '위안부' 결의안 등의 안건에서는 친한파적 입장이지만, 북한 인권이나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지금은 (북한과) 논의를 할 때가 아니라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압박할 때"라며 "만약 김정은이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핵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앤디 김 당선자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전문가로 일했다. 다만 전문 분야는 한반도 관계가 아니라 IS 등 중동 쪽이었다. 앤디 김 당선자는 지난 8일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평화는 나의 최우선 순위"라며 "한반도 이슈가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가 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북핵 해법에 대해 "간단한 해답이 없지만 한 가지만 꼽아야 한다면 지금의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고, 한국과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고, 이번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그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
한편 영 김 후보의 낙선은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도 상당히 의미를 가진다. 영 김의 낙선으로, 한때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는 기존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던 4곳이 모두 민주당에 넘어갔다. 영 김의 지역구인 39 선거구를 비롯해 45·48·49선거구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둔 것.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53명 가운데 오렌지카운티 일부를 선거구로 포함하는 의원은 7명이다. 중간선거 후 이 7명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 된다. (아래 미 <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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