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각종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MBC 김재철 사장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감사원은 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MBC 경영 관련 자료와 법인카드 관련 자체 감사 자료 제출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한 김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배경과 관련해 감사원은 감사원법 제50조의 규정에 따라 자체 감사 증빙자료 등을 제출하도록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각각 3차례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 등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 수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김 사장에 대해 "파업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위 기관 이사회 출석을 요구받고도 명확한 사유 없이 불응하고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등 직무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MBC 대주주인 방문진에 대해서도 "이사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한 MBC 대표이사와 대표이사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체 감사를 부실하게 수행한 MBC 감사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등 MBC 경영 현안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사무처장을 채용하면서 공개 채용 등의 합리적인 절차 없이 관리·감독 대상인 MBC 출신 인사를 특별 채용하거나, MBC 대표이사의 취임 직후 임기 만료 전 MBC 감사를 자회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데도 법률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정하는 등 MBC에 대한 경영상 관리·감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방문진을 질타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를 의결한데 따른 것이었다. 감사원이 김 사장을 고발했다는 것은, 검찰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과 관련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MBC 파업과 관련해 기자들을 무더기 해고했던 김 사장이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배임·횡령 등과 관련된 추가 고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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