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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반말 '개콘' 제재? 싸이는 현행범 체포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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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반말 '개콘' 제재? 싸이는 현행범 체포되겠네"

방송통신심위위원회 조치 '심기 경호' 논란…"방심위, 코미디 하지 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반말로 뜻을 전한 KBS <개그콘서트> 출연진에 대해 '행정 지도' 처분을 내리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트위터에는 이번 조치를 비꼬는 이야기가 넘치고, 방심위가 박 당선인에 대한 '심기 경호'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방심위는 대선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3일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 개그맨 정태호 씨가 박 당선인을 향해 "잘 들어", "지키길 바란다", "절대 하지 마라" 등 반말로 발언한 내용이 방송법 제100조 1항 '시청자에 대한 예의와 방송의 품위 유지'에 비춰봤을 때 부적절하다며 "향후 제작 시 유의하라"는 내용의 행정 지도 조치를 내렸다.

방심위는 "'정치 풍자'라 함은 '정치권의 부조리나 과오 등을 (다른 것에) 빗대어 폭로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 국정을 시작하지도 않은 대통령 당선인을 대상으로 훈계조로 발언한 것을 두고 바람직한 '정치 풍자'라 보기는 어렵다"고 행정 지도 배경을 밝혔다.

문제가 된 정 씨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 대통령이 된 박근혜님, 잘 들어. 당신이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그 수많은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 하지만 한 가지는 절대 하지 마라. 코미디. 코미디는 하지 마. 우리가 할 게 없어. 왜 이렇게 웃겨. 국민들 웃기는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나랏일에만 신경 쓰기 바랍니다. 그리고 진짜 웃기고 싶으면 '개콘'에 나와서 웃기든지."

▲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 ⓒKBS 화면 갈무리

공안 검사 출신 위원장이 이끄는 방심위의 '박근혜 심기 경호'?

방심위의 행정 지도가 지나치다는 의견과 함께, 방심위의 그간 행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방심위를 이끄는 이는 박만 위원장이다(2011년 5월 취임).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낸 검사 출신인데다 공안통인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취임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었다.

박 위원장은 검사 시절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를 구속했던 인사다. 송 교수는 그 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박 위원장은 정연주 KBS 전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를 주도해 '친이명박'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박 위원장 취임 때부터 "공안 검사 출신 방심위원장이 들어와 검열이 세지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었다.

방심위원 감싸기 논란도 있었다. 엄광석 방심위원이 지난해 4월 박근혜 대선 후보 지지 모임 가입 유도를 목적으로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법원으로부터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일이 있었지만, 방심위는 엄 위원에 대해 "현행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방심위의 현직 위원이 특정 후보 선거 활동을 도와 벌금형을 받았는데도 박만 위원장의 방심위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 낸 자료에 따르면 총선과 대선이 있던 지난해 9월까지 방심위는 총 3498건의 SNS 게시글을 심의했고 그중 95%인 3336건에 대해 삭제, 이용 해지, 접속 차단 등 시정 요구를 했다. 박 위원장 취임 전인 2010년 제재 건수(377건)의 8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SNS 전담팀인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이 만들어진 후 생긴 변화인데, 이 팀은 박 위원장 취임 후인 2011년 12월 신설됐다. 또한 박 위원장이 이끄는 방심위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2MB18nomA'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트위터를 차단시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박 당선인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개그 프로그램에 대해 '행정 지도'를 하는 모습과 관련해 "박만 위원장이 '심기 경호'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박 위원장의 임기는 2014년 5월까지다.

"박근혜에게 '반말 개그' 행정 지도? 취임식 때 반말로 노래할 싸이는?"

방심위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30일 "저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개그를 하는 줄 알았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밝힌 대로라면 바람직한 정치 풍자란, 임무를 시작한 대통령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훈계조가 아닌 청원조로 해야 하고 반말은 일절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의 행정 지도는 정치 풍자라는 희극인들의 권리를 정부 기관이 규제하고 빼앗아가려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엉뚱한 코미디 조치"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개그를 계속하실 요량이면 '개콘'에 출연 신청하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트위터에서도 단연 화제다.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방통심의위 그리고 박만 위원장 잘 들어. 코미디 하지 마. 박근혜가 연장자고 막 당선되어서 '개콘' 소재로 반말하고 웃기면 안 된다고? 풍자의 개념도 모르면서 문화 관련 장 자리에 앉아 있지 마"라고 촌평을 했다.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방통심의위가 '개콘'에서 박근혜 당선자에게 반말 썼다고 행정지도 처분했다. 취임식 때 싸이가 말춤 춘다지? 박근혜 포함해 높디높은 귀한 분들한테 손가락질하며 '그래 너, 그래 바로 너' 할 텐데…현행범 체포되겠군"이라고 비꼬았다.

아이디 '산들바람'(@Roan****)은 "반말했다고 징계받은 '개콘' 용감한 녀석들…하루가 멀다 하고 개그가 벌어지는 정치권이다 보니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나 봅니다. 이러다 통행 금지 부활하고 미니스커트 단속한다고 나설 듯…체험!! 유신시대 맛보기네요"라고 적었다. 아이디 '윤재근'(@yoonjae****)은 "당선자에게 반말했다고 '개콘'에 행정 조치…앞으로는 뉴스도 존댓말로 하는 건가. '당선자께서는 오늘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잡수시고 맛있다고 하셨습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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