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와 외교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으로 7일 개표가 한창인 미국의 중간선거 예측 결과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6일(현지시간) 투표 종료 후 출구조사와 지금까지 개표 상황을 반영한 예측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 다수당이 되고, 집권당인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결과는 향후 북미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악재로 해석되어 왔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보여왔고, 하원 다수당이 되면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에도 임박한 악재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분위기였다. 이날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세로 시작했다. 하지만 당장 내일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는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북미고위급회담 전격 취소 파장
미국 국무부는 7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노동당 부위원장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며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중요한 회담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것은 심상치 않은 변화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2명은 당초 7일 오후 1시 베이징발 뉴욕행 비행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뒤 오후 1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다시 취소했다는 것은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오전장에서는 2100선을 넘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북미고위급 회담이 전격 취소됐다는 소식에 하락 반전하며 전날보다 10.93포인트(0.52%) 내린 2078.69로 거래를 마쳤다.
남북경협주가 많은 코스닥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남북경협주들이 폭락하면서 코스닥지수는 9.18포인트(1.33%) 내린 682.37로 장을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반대해온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중간선거의 호재로 대북협상 진전 카드를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방향으로 나갈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패권과 관련된 대외정책에서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자체가 집권당인 공화당이나 민주당 어느쪽의 승리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 정책에 있어서 영향력이 더 큰 상원 과반을 공화당이 지켜낸 상황이라, 하원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대북 정책에 어깃장을 놓을 수만은 없기도 하다.
또한 민주당이 하원 의석수라도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승리를 거두었다면 모르지만, 과반수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다"고 표현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간밤에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원래부터 중간선거는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어, 대체로 집권당에게 불리한 선거다. 역대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경우는 3차례밖에 없을 정도여서 집권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잃는 결과가 아니라면, 야당의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중 무역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도 중국에 대한 견제가 경제를 넘어 아시아태평양의 패권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경제에는 좋을 것이 없는 시나리오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 비중이 34.4%로 미국, 유럽연합, 일본을 합친것 보다 많은 상황이다. 중국의 GDP가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GDP는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현대경제연구원)가 있을 정도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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