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외국어고 폐지 주장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눈총이 쏟아지자 이를 처음 제기했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16일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을 거론하며 "청와대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관이 개혁에 앞장서도 힘든 게 교육개혁인데 장관이 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며 "권력을 잡으면 사회를 바로 잡는데 써야지 누리는데 쓰면 안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들은 외고의 자율형사립고 전환, 즉 사실상 외고 폐지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지만, 지난 11일 교과부가 입시제도만 손질해 외고 개선안을 내고 정 의원이 '외고 폐지'라는 자신의 주장을 접으면서 일단락됐었다.
외고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던 정 의원이 당시 "미흡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할 때 고심 끝에 나온 결과로 이해한다"며 "시행과정을 지켜보겠다"고 순순히 인정해 일각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외고 입시에서 학생생활기록부에 영어 외의 다른 과목은 못 내도록 하고, 면접할 때 회화 평가를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에 대해 교과부 장관이 분명한 답변을 안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안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또 "(외고 입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당초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외고를 만든 당사자 안 장관에게 권력 실세 정 의원이 패했다"는 세간의 평에 대해 그는 "개혁 문제를 개인대 개인의 승패로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학부모, 학생의 정말 모든 게 달려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다만 저희도 외고의 로비 등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과 안 장관은 외고 문제 외에도 학원 심야교습 금지 등 사교육 개혁 등 교육현안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정 의원이 태도를 바꿔 교과부의 외고 개편안을 다시 비난하면서 '외고 폐지 논쟁 2라운드'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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