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파국' 앞두고 여야 당대표 회담 제안

"당정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여야 관계 정상화 필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대야 관계 개선을 천명하며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15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가 다함께 공멸의 극한 대립이라는 악순환에서 탈피해야 한다. 여야가 힘을 합해 국가 백년대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세균 대표에게 여야 당 대표가 빠른 시일내 만나 정국을 어떻게 풀지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가 민주당 등 야당의 '4대강 예산 삭감을 위한 최후 통첩'을 거부해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에 또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 대표는 "내년 예산을 금년 임기말 처리 못하는 것은 최악의 사태"라며 "그런 사태들을 다 감안해서 제가 정세균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당청-당정 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집권 여당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회 구성원 모두가 행정부를 견제, 지도, 감독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여야간 극한 대립에 있다보니 국회를 보면 국회가 보이지 않고 정당만 보인다고 하는데, 여야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당정 관계 정상화에 꼭 필요한 일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조기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당원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여건이 되면 어느 때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가 다시 후보로 나설지는 그 때 당원들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만 말했다. 조기전대 가능성과 후보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관련해서는 기존에 알려졌던 '수정 추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현행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 문제가 있으니 바로 수정안을 지지한다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느냐"며 "원안 수정 쪽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였다면 저의 불찰로 보인다. 정부의 대안이 1월 중에 발표한다고 하니까 한나라당은 그 때 공식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전날 "이른감이 있다"고 했던 정 대표는 이날도 "이건희 전 회장이라는 특정 인물을 지정했다기보다 기업인들의 조기 사면 관행에 대해 말씀 드린 것이다. 기업인들은 우리 나라 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지도자들인데, 이런 분들이 우리 나라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