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예산 심사 보이콧을 예고한 야당의 '최후통첩'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일축하고 단독으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도 "두번 다시 날치기를 당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4대강 예산안을 두고 여야의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안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 강사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해야 하는 국책사업"이라며 "1% 해당하는 4대강 예산 못지 않게 99% 수많은 국가예산안을 해결해야하는 만큼 조건달기, 생떼쓰기를 야당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단호하게 국민을 보고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요구와 기대 부응해야 하고 국민 뜻에 따라야 한다.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되 뜻대로 안되면 원칙대로 간다"고 말했다.
예결특위 간사를 맞고 있는 김광림 의원은 안 원내대표에게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후 "친박연대와 공조해서 부별 심사 직후에 계수조정소위를 오늘 중으로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구성하도록 하겠다"며 "예산안이 여야 합의에 의한 본회의 의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부득이 국회법 절차를 따를수 밖에 없다"고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날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4당이 "15일 아침 9시까지 4대강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지 표명이 있어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보낸데 대한 한나라당의 단호한 거부인 셈이다.
한나라당의 반응을 확인한 민주당도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해 원외 투쟁에 집중했던 정세균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오늘을 기점으로 국민을 위해 제1야당 민주당이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한다. 필요하면 어떠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우리의 의견을 관철하는 노력을 해왔지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전혀 야당의 주장을 반영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로서도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전면적인 예산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수공 사업 등 선 예산 삭감 약속 없이 이 문제를 싸안고 (계수조정)소위에 가게 되면 합의하기 쉬운 것부터 처리하자고 할 것이고 결국은 4대강 예산은 날치기 처리할 것"이라며 "그 실증을 국토해양위 날치기에서 봤는데, 두 번다시 날치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 3조2000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이에 대한 금융 이자 800억 원을 포함한 국토해양부 4대강 사업 예산 등을 1조 원 안팎으로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아직 예산안 예비심사를 마치지 못한 환경노동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추미애 위원장과 이종걸 위원장을 맹비난했던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국회농수산식품위원회에서 4대강 관련 예산 등을 합의 처리했다"며 "(민주당) 이낙연 위원장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고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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