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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면에 앞장선 '산타 언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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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면에 앞장선 '산타 언론'들

사설·칼럼 통해 한목소리 합창…반대 논리 소개는 부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성탄 사면론'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오너'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재계의 '레퍼토리'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삼성 특검' 당시 자발적으로 IOC 위원 자격을 정지했던 이 전 회장의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스포츠계 인사들과 강원지역에 연고를 둔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연일 제기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이들의 '군불 때기'에 언론 역시 열심히 풀무질을 해왔다. 최근에는 각계의 입장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이 전 회장의 사면을 주문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이 최대 광고주라는 점에서 이들 언론들의 보도 태도는 석연치 않다. 매체들은 각종 칼럼과 사설을 통해 한 목소리로 이 전 회장의 스포츠 외교 역량과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반대 논리를 소개하는 데에는 인색했다.

"이건희 복권론은 국민적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이건희 역할론에서 출발"

▲ 연말 '성탄절 특사'를 앞두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복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계와 정계, 스포츠계를 막론하고 한창이다. 여기에 언론 역시 예외가 아니다. ⓒ뉴시스
<서울신문>은 지난달 19일자 사설을 통해 중앙일간지 중 처음으로 사설에서 이 전 회장의 사면 검토를 주장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언급하며 "이건희 복권론은 국민적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이건희 역할론'에서 출발한다"고 역설했다. "박용성 전 IOC 위원을 사면복권한 전례"를 들며 "이 전 회장 문제는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국민일보>도 다음날인 20일 사설에서 유사한 논리를 폈다. 이 신문은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본격화되는 내년 2월에) 국제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 전 회장이 유치 활동에 나서지 못 한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우리 스포츠 외교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사면 복권한다면 이번 성탄절이 적기다"라고 시한을 못 박기도 했다.

<조선일보> 역시 지난달 25일자 데스크 칼럼에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描)론을 언급하며 이 전 회장의 복권을 언급했다. 이 신문은 "한국 스포츠 외교의 고질병, 즉 불화와 압력이 여전한 느낌"이라고 지적하며 "유치에 도움이 된다면 이건희 전 회장뿐만 아니라 2010년 유치전에서 IOC 부위원장에 당선되기 위해 평창의 올림픽 유치를 돕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던 김운용 씨에게도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일자 '심층 리포트'에서도 이 전 회장의 사면을 건의하는 체육계·재계·정계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지난해 5월과 6월 형이 확정된 후 그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사실을 언급했다. 지난 8월 형이 확정된 이 전 회장을 12월에 사면하는 게 형평성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위한 의도로 보인다. 물론 그 비교 대상은 일반인이 아닌 재벌 총수들이다. 프랑스의 기 드뤼 IOC 위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아 위원 자격이 중지됐지만 2006년에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사면으로 복귀한 외국 사례 역시 소개했다.

"이 전 회장의 개인적 고통을 즐기는 것은 반재벌에 대한 감정적 위안"

경제 전문지 역시 이 전 회장의 사면론에 앞장섰다. <서울경제>는 지난달 23일 사설에서 "동계올림픽은 강원도뿐 아니라 국가적 숙원이며 올림픽 유치경쟁은 국가원수까지 직접 나설 만큼 치열하다"며 "이 전 회장의 위상이나 비중에 비추어 사면복권은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으나 국익이라는 더 큰 시각에서 사면복권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8일자 데스크 칼럼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사면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던 <매일경제>는 지난달 26일과 28일 각각 외부 기고와 칼럼을 통해 사면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정우택 충청북도지사는 26일자 기고에서 "지난 40년 동안 D램, 애니콜 등으로 신화를 창조한 삼성이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1등 상품을 창조하는 공격적 경영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이런 때에 이건희 전 회장 복귀를 국민은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특별사면이라도 건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이 신문은 28일자 칼럼에서도 "이 전 회장 개인 입장에서 보면 피를 말리는 기업 경영에 복귀할 이유는 그다지 많지 않다"며 "오히려 정부나 국민이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그의 개인적인 희생을 요청해야 할 시점일지 모른다"고 썼다. 칼럼은 "그 시작을 위해 사면·복권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 전 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해 21세기 한국 경제 비상을 알리는 가칭 '서울 선언'을 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의 개인적인 '고통'에 주목해 사면론을 역설한 매체도 있었다. 인터넷신문 <데일리안>은 13일자 칼럼에서 "지금의 형 집행은 이 전 회장 개인의 고통으로 끝날 수 있다. 그의 개인적 고통을 보며 즐기는 것은 고작 해야 반재벌에 대한 감정적 위안 정도"라고 규정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특별사면 하자고 한다. 왜 그래야 하냐고? 그냥 '세상 사람 모두가 기뻐하는' 크리스마스니깐…"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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