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장 "안대희 검찰 문 닫으란 얘기…쇼킹하다"

입장서 내고 강력 반발…'차관 55명' 발언엔 승진 앞두고 '멘붕'

새누리당의 검찰 개혁 방안이 알려지자 검찰 수뇌부가 "쇼킹하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반발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17일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의 '특별감찰관제-상설특검제 연계' 방안에 대해 자신의 명의로 '안 위원장 발언 관련 입장서'를 내고 "검찰을 무력화, 형해화하려는 시도이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낭비적, 비합리적 제도가 될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부장은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쇼킹하다"면서 "중수부를 존치시킨다고는 하지만 (중수부는) 실질적으로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검찰보고 문 닫으라는 얘기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이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대법관까지 지냈던 안 위원장에 대해 "검찰에 오래 계셨던 존경하는 선배의 발언이 보도돼 (검찰) 내부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분명하게 얘기하고 싶었다"고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안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우리가 이미 특별감찰관제를 내놓았는데, 특별감찰관이 고발하면 개별 특검이 아닌 기구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게 상당수 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밝혔었다. 특별감찰관이 범죄 의혹을 조사한 뒤에 일반 검찰이 아닌 특검에게 넘기고, 특검이 기소권을 갖도록 한다는 발상이다.

최 부장은 "중수부가 지고의 선은 아니고 검찰도 백 가지를 다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본부를 신설해 중수부 기능을 이전하거나 일선 청에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이 "검찰에 차관급이 55명이나 된다"며 직급 조정 방침을 시사한데 대해서도 검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검사장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차부장검사들이 거의 '멘붕(멘털붕괴)' 상태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특히 안대희 특위위원장과 남기춘 특위위원 라인에 열심히 줄대왔던 것으로 알려진 차장검사들 충격이 크다는 전언인데, 이들은 안대희 위원장 주변을 접촉해 '발언의 진의가 뭐냐'고 직접 묻거나 향후 특위내부 논의과정을 탐문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