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함께 치러질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공천을 신청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후보가 얼마 전까지는 대선의 상수였는데, 지금은 변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박근혜 대세론에서 지금 더 우세하게 나타나는 게 박근혜 대안론이다. 대세론에서 대안론으로 넘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홍 전 대표는 "대세론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2002년에 이회창 대세론이 있었는데, 대세론이 오래 지속되면 국민들이 실증을 낸다. 그러다보니 대세론에서 대안론으로 옮겨가고 결국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결과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즉 박근혜 대세론에 실증난 유권자들이 그 대안으로 '비여(非與)' 인사를 찾게된다는 것이다. 중도층 공략에서 또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특히 경남 민심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뒤에 "사실상 지금 여론조사 지표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상황이 안 좋다. 안 좋은 판에 경남이 40%가 넘어가는 지지율을 야당한테 보내버리면 사실상 이번 대선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 지난달 23일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는 박근혜 후보 ⓒ연합뉴스 |
실제로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박근혜 양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는 44.7%로, 47.4%의 지지를 받은 안 후보에게 뒤졌다. 지난달 21~22일 <KBS>와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비하면 박 후보가 3.5%포인트 상승했고 안 후보는 2.5%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를 박 후보의 '상승세'로 분석하기는 어렵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볼 때 박 후보는 그간 하락했던 지지도를 다소 회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의 전면 부상 이전 박 후보는 45%를 웃도는 지지율을 자랑했었다. 게다가 추석은 보수층 응집의 정점일 가능성이 크다. '대세'를 이어가고 있지 못한 것이다.
다자 대결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짐과 동시에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이 고스란히 박근혜 후보 쪽으로 흡수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정권 교체 여론이 51.7%로 과반을 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소속인 임태희 선대위 공동의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새누리당은 누가 나와도 약 45%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며 "여기에다 6% 정도의 확장이 필요한데 거기에 초점을 맞춰 선거를 준비하지 않으면 대단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같은 분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하루 짜리 조사고, 추석 직후 한 여론조사여서 당분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 놓았다.
박근혜, '대세론 위기' 타개할 대안 있나?
문제는 흔들리는 대세론을 만회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새누리당이 집중하고 있는 사안은 박근혜 선대위 새 인물 영입과 안철수 네거티브 검증이다. 정책 분야도 집중하고 있지만, 박 후보가 지난달 23일 직접 발표한 '하우스푸어 대책'등 부동산 관련 정책은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정부가 사인의 집값을 대신 부담한 후 이자를 받자는 아이디어는 당 내에서도 "무리수"라는 말들이 나왔다.
새 인물 영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 등이 선대위원장 등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송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또 김지하 시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선수 등에 대한 '설익은 영입론'을 흘렸다가 역풍을 맞고 있는 중이다. 임태희 공동의장은 이에 대해 "어떤 인물을 영입하든 국민은 정치권만큼 큰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벼르고 있는 '안철수 검증'도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이 다운계약서 파문 등 네거티브의 진원지로 사실상 '박근혜 캠프'를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임 공동의장은 "이 문제(다운계약서 등)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움직일지는 의문"이라며 "안 후보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정치에 염증을 느끼거나 싫증을 느낀 사람들의 여망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공격받으면 받을수록 인기가 올라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정치 공세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조만간 중앙선대위 외부영입 인사 최종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일자리 관련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 후보가 대구를 찾아 "창조 경제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한 후속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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