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금태섭이 구시대적"…정준길 사의 표명

반격 나섰지만…안철수 측 '판정승'

"안철수 불출마 협박"을 사실상 시인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 정준길 공보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준길 위원이 당에 누를 끼쳤다고 판단, 지도부에 공보위원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금 변호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정 위원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했다는 금태섭 변호사의 주장과 관련해 "새누리당이나 공보단에서는 정 위원이 통화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선을 그으며 "정 위원이 공보단 회의에서 안 원장에 대해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안 원장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시작되자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이 협박하면서 불출마 종용했다고 말했는데, 당협위원장으로 불과 얼마 전에 공보위원으로 임명된 정 위원은 불출마 종용 위치에 있지 않다"며 "친구 사이에 한 이야기를 가지고 마치 새누리당이 당 차원에서 공작을 한 것처럼 말한 금 변호사의 태도야말로 구시대적이고 정치공학적 태도"라고 비난했다.

앞서 정 의원은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 교수의 여자 문제, 산업은행 간부 강모 팀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부분 등을 거론한게 맞다"며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하면 죽는다'는 발언은 아니지만') 거론되는 의혹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불출마 협박' 폭로한 안철수 측의 '판정승'

이번 '폭로전'은 결국 안 교수 측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났다. 특히 안철수 교수가 선제적으로 새누리당을 겨냥해 공세를 취한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후보의 비리를 캐서 공세를 펼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를 '피해자'로 규정하는 방식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새누리당이나 보수 언론의 검증 공세와 다르게 맞붙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읽힌다. 두번째로 안 교수 측은 박근혜 후보 캠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즉 "내 상대는 박근혜"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다.

결국 실재하는 '반대파'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상정하고, "수세적인 입장에만 있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선 출마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