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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클릭' 박근혜, 중도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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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클릭' 박근혜, 중도 포기했나?

'종북 척결' 구호 속 '우파 결집론' 솔솔

중도를 향해 걸어 가던 새누리당이 다시 우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보수 우파 결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약화되고 있는 것을 감지한 박근혜 캠프 일각에서도 슬슬 '집토끼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종북세력이라고 지칭되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 헌법체제를 흔들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헌법체제를 굳건히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민주노총의 지난 11일 행사 '8.15 노동자 통일골든벨'에서 나온 몇몇 발언을 빌미로 민주노총을 '종북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국내 노동계의 두 축 중 하나인 민주노총을 이념적 잣대를 들어 배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원내대표는 극우 성향인 조갑제 씨의 <종북백과사전>을 인용해 야당 유력 대선 주자까지 종북주의자로 몰고 갔던 전력이 있다. 그가 다시 '종북 이슈'를 꺼내든 것은 최근 '중도의 길' 한가운데에서 혼란을 느끼고 있는 새누리당의 우경화 움직임을 잘 보여준다.
▲ 박근혜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 ⓒ연합

朴 "김종인 날리자"는 김문수, '종북 척결' 김무성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지난달 19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책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되면서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 주자 박근혜 의원의 지지율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 내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비박주자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불가론'이 부상했다. 박 의원의 측근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 헌금 파문은 치명타였다. 대세론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결국 박 의원의 취약한 확장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 틈을 파고든 '대안'이 보수 우파 결집론이다.

박근혜 캠프의 '균열'을 매워 전통적 지지층을 붙잡으려는 일각의 구상에 부합하는 인물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무성 전 의원, 이재오 의원 등이다. 이들은 모두 '구 친이계' 출신들이다. 특히 이재오 의원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있어 "함께 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러나 김 지사와 김 전 의원에 대해서는 "끌어안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승만 재평가'에 적극 뛰어둔 김문수 전 지사의 경우,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으로 강도높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경제 민주화를 재벌 때리기로 해석하는 등 새누리당의 '좌클릭'을 공격해 왔다. 박근혜 의원의 측근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 헌금 파문을 계기로 '청렴 보수' 이미지도 내세웠다. 대세론의 균열점을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김 지사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거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 대권 중 청렴권을 나에게 무제한으로 준다면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부터 날리겠다"고 말했다. '청렴'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이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는 사실도 모를 리 없는 그다.

친박에서 친이로 넘어간 김무성 전 의원의 경우 '보수 우파 결집론'을 자신의 지론으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 탈락한 백의종군을 하며 새누리당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총선 이후 그는 미국, 유럽 등을 돌아본 후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귀국했다. 그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에서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우파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남유럽 재정위기를 가서 보니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공약과 발언 때문에 우수한 민족들이 굉장한 어려움을 겪는 현장을 봤기 때문에 그런데 대한 의무감을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이른바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으로, 박근혜 캠프의 기조인 '경제 민주화'와는 뉘앙스가 확연히 다르다.

"김무성 영입하면 중도층 등 돌려 대선 어려워질 것"

'보수 우파 결집론'은 새누리당의 위기 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4년간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당을 화합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화합론' 성격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거를 앞둔 '집토끼론'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좌클릭'을 주도했던 인사들은 "보수 우파 결집론은 중도층을 버리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김무성 영입론'과 관련해 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번 4.11 총선 막판에 김무성 전 의원이 보수대연합론을 주창했지만 별로 호응 받지 못했다. 저는 김무성 전 의원 방식대로 대선을 보수연합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중도층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대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김무성 의원이 상징하는 보수대연합, 보혁 대립 구도는 박근혜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과도 대치가 되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라는 공약, 국민과의 약속이 그냥 바래버리고 무효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 앞에는 캠프와 당의 '전면 쇄신'이라는 과제와 '중간층 끌어안기' 과제가 함께 놓였다. 가뜩이나 '보수 이미지'가 강한 박 의원이 오른쪽으로 기울 경우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발생했던 '김종인 비대위원 사퇴'와 같은 사건이 또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은 없다. 박 의원이 기왕의 기조대로 갈 경우 안철수 교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공천 헌금으로 얼룩진 이미지 세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다른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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