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 측이 지난 4.11총선 당시 '3억 공천 헌금 파문'의 당사자 현영희 의원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9일 제기됐다. 손수조 위원장은 총선 때 야권의 대선 주자 문재인 의원이 나온 부산 사상에 출마, 낙선했으나 새누리당이 '문재인 대항마'로 적극 지원했던 20대 정치인이다.
중앙선관위는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 헌금 3억 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을 고발하면서 손수조 위원장이 선거 당시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한 실비 가운데 135만 원 가량과 간식을 제공한 혐의를 포함시켰다. 현행 선거법상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제공할 수 없다.
관련해 부산지검 공안부(이태승 부장)는 현 의원의 전 비서 정동근 씨를 불러 조사했으며, 조만간 손 위원장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현 의원이 박근혜 의원의 대변인을 지냈던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과 박근혜 의원 원로 조언 그룹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진 현경대 전 의원에게 300만~500만 원의 차명 후원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최고위원과 현 전 의원은 "후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차명이라고 하면 일일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현 의원이 부산 지역 정치권 인사들 뿐 아니라 범친박계 인사들에게까지 돈을 건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00억 대 이상의 자산가인 현 의원이 공천을 받기 위해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 의원이 박근혜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인사였던 손 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것도 석연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손 위원장은 박근혜 의원의 지원 유세를 네 차례나 받았다. 박 의원 측 캠프에서 전략적으로 손 위원장을 키웠다는 말도 '정설'처럼 여겨진다.
현재 정가에서는 "친박 중진 OOO 의원도 현 의원에게 후원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는 식의 말들도 나돌고 있다.
제보자 정 씨 말대로, 돈 옮겨 담은 루이비통 가방 있었다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여부를 수사중인 검찰은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한 조기문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3억 원'을 담았다는 루이비통 가방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방은 현 의원이 정동근 씨 편에 전달한 '3억 원'을 받은 조기문 씨가 쇼핑백에 담긴 돈을 옮겨담았다는 가방이다. 이는 정동근 씨의 당초 제보에 신빙성을 더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조기문 씨가 "500만 원을 받은 후 돌려줬다"고 한 진술의 신빙성은 떨어지게 됐다.
결국 종착지는 현기환 전 의원이 3억 원, 혹은 그보다 적은 금액의 돈을 '공천 헌금 명목'으로 직접 받았느냐다. 현재 현 전 의원이 사건 당일인 3월 15일, 조기문 씨와 약 20여 초간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검찰이 밝혀낸 상태지만, 그 외에 부분은 '미궁' 속에 있다. 제보자 정동근 씨가 봤다는 문자메시지의 진위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검찰은 △조기문 씨가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배달 사고) △현 전 의원이 3월 15일이 아닌 다른 날 돈을 전달 받았을 가능성 △현 전 의원의 '대리인'이 존재해, 그가 대신 돈을 받았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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