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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동행 무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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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동행 무산, 왜?

靑 "순수한 의도" vs 야당 "예의 어긋나"

청와대가 9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여야 5당 대표의 동행을 요청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청와대는 한병도 정무수석을 11일 국회에 보내 설득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한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하고 "남북 정상회담 초청의 배경 취지를 설명드렸다"고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한 수석은 다만 현실적으로 여야 정치권의 동행이 어느 범위까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참석하겠다는 당이 있고 참석하지 않겠다는 당이 있는데, 참석하겠다는 당을 배제할 수 없으니 (민주·평화·정의당만) 모시고 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석은 반대하는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번에 회담에서 성과를 내려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대통령 수행이 아닌 국회 특별대표단으로 초청하는 게 예의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반발과 관련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야당을 압박한다든가 이런 생각 자체를 할 수 없다"며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중차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국민 뜻을 하나로 모으는 순수한 의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참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 수석은 전했다. 한 수석에 따르면, 손 대표는 "언론을 통해 발표된 것에 아쉬움이 많다"며 금번 정상회담 동행은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도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데리고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의총에서 "지난 9일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정당 대표로 참석해달라'는 청와대 요청이 있었다고 해서 저는 '그게 될 일이냐. 당 지도부의 의논하겠다'고 하고, 최고위에서 상의한 후 '저는 못 가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임종석 비서실장이 당 대표들을 초청한다는 회견이 TV에 나와 상당히 놀랐다. 분명히 '안 간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그 중간에 청와대나 어디로부터도 정당 대표의 수행·동행에 대한 의견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얘기해서 속으로 사실 조금 언짢았다. 이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바로 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아예 이날 경북 구미 방문으로 자리를 비워, 한 수석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평양 동행은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제대로 하면 된다"고 거듭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방 일정으로 한 수석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구미 방문 일정은 청와대로부터 정상회담 동행 요청을 받기 전에 미리 잡힌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먼저 (야당에) 이야기를 한 뒤 발표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순서가 바뀌었으면 오히려 모양도 더 좋을 뻔했다"고 유감을 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감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국회와 각 정당을 곁가지로 끌어넣는 모습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렇게 초청한 것은 결례"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김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 제출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은 어제 다 확인했다"며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손학규 대표 역시 이날 의원총회 및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회의장과 3당 대표가 이번 정상회담 전에는 처리하지 않기로, 정상회담 후에 비준안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 그걸 뻔히 알면서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보여주기 정치'"라며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 구체성을 갖고 비준동의안 제출 문제를 다시 의논하는 게 맞다"고 철회를 요청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적극 협조할 생각이 있지만, 비준동의의 내용이 구체화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상호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정상회담 동행 및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반대를 "정략"으로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의 (정상회담) 초청을 정략적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 달 전, 8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부터 직접 요청했던 내용인데 이제 와서 ‘정략적’이라고, ‘졸속’이라고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3차 정상회담을 앞둔 이 시점에 '무조건 반대'만을 외치고 있"는 것은 "정략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서도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률적인 절차이지, 야당에 정치적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제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은커녕 오로지 정략적으로 반대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3차 정상회담 이후 비준동의안 처리를 논의하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 대해 "현실적으로 3차 정상회담 전까지 처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정쟁화는 하지 말자고 합의한" 것이라며 "이것이 국회 심사를 3차 정상회담 이후로 무조건 늦추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 비준동의안이 제출되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고, 3차 정상회담 성과를 충분히 검토해서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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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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