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한국일보>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수부(최재경 부장)는 브로커 이동율 씨로부터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수차례에 걸쳐 서울 종로구의 안국포럼 사무실 등지에서 박 전 차관을 만나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가 준 수표, 현금 수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이 씨의 운전기사였던 최 모 씨는 이 씨가 박 전 차관을 만나는 자리에 동행했으며 박 전 차관이 안국포럼 사무실로 들어갈 때 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쇼핑백을 들고가는 것을 봤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검찰에 출두하는 박영준 전 차장. ⓒ뉴시스 |
박 전 차관이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돈을 받은 게 맞다면, 이 돈의 용처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대선 자금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박 전 차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된 이동조 제이앤테크 회장의 차명 계좌에서 발견된 이정배 전 대표의 수표 2000만 원이, 당시 안국포럼에 있던 박 전 차관에게 흘러간 돈의 일부분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자금 세탁을 위해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에게 사실상 수표를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국포럼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이국철 SLS 그룹 회장의 폭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측근이고 안국포럼에서 활동했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안국포럼 운영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이국철 회장이 10억 원을 줬다고 한다. 검찰은 이 폭로의 진위를 가리지 않았었다.
안국포럼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증폭될 전망이다. 앞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006년, 2007년 이동조 씨에게 받은 돈을 대선 여론조사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서 물러난 후 야인 생활을 할 때인 2008년에도 이 씨를 통해 파이시티 측 돈을 받았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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