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청 청사 내 임산부 배려 주차구역을 둘러싼 구의원의 반복적 이용 논란은 개인의 실수 여부를 넘어 공공공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공직자의 책임을 어디까지 요구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29일 부산 중구청과 관련 게시글 등을 종합하면 중구의회 소속 A의원이 구청 출입구 인근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 주차구역에 차량을 반복적으로 주차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공간은 법적으로 주차가 전면 금지된 구역은 아니지만 임산부와 교통약자를 우선 배려하자는 취지로 조성된 공간이다.
논란의 핵심은 '불법 여부'가 아니라 '공공성'이다. 임산부 배려 주차구역은 비어 있을 경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주차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우선 고려해 행정이 마련한 공공 배려 공간이다. 특히 해당 구역은 구청 출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출근 시간대에는 직원과 민원인의 동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내부 게시글 작성자는 "아침 출근 시간대 해당 위치에 차량이 주차될 경우 주차빌딩 진입 동선이 좁아져 차량 흐름이 막히고 그 불편이 다수 직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도덕적 비판을 넘어 행정 운영 차원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셈이다.
A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잠시 실수로 주차했다"며 "임산부 배려 주차구역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고 게시글을 확인한 뒤 바로 차량을 이동시켰다"고 해명했다. 다만 반복 이용 정황과 맞물리며 '인지 부족' 해명이 충분한 설명이 되는지를 두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A의원이 최근 출산·양육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부산광역시 중구 출산·양육 지원 조례' 발의에 참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문제 제기는 더욱 확산됐다. 출산 친화 정책을 입법으로 추진한 당사자가 정작 관련 배려 공간을 반복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은 정책의 진정성과 공직 윤리에 대한 의문을 동시에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공직자는 법의 최소 기준을 넘는 책임을 요구받는다"며 "공공 배려 공간의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제도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리 주체인 중구청 역시 해당 공간의 운영 기준과 관리 책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논란은 특정 구의원의 행위를 넘어 공공청사 내 배려 공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그리고 공직자의 실수아닌 실수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기준을 다시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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