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제일교회가 118년의 역사 위에 서서 ‘복음의 본질은 지키되 시대와 호흡하는 교회’라는 비전을 품고 성탄절을 맞이했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교회가 지역사회 섬김과 세대 통합을 축으로 한 변화를 선언하며, 신앙 공동체를 넘어 지역의 든든한 이웃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영주제일교회는 1907년 오월반 선교사의 전도로 시작돼 1908년 정석주 장로 사택에서 10여 명이 드린 예배를 출발점으로 성장했다. 1909년 4월 초가삼간 예배당에서 본격적인 교회 공동체를 형성했으며, 2009년 창립 100주년을 거쳐 현재 116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교회는 영주 지역 신앙의 중심이자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자리해 왔다.
특히 교회는 영주제일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돌봄 사역에 힘을 쏟고 있다. 늘푸른대학과 다문화 한글교실, 꿈자람 멘토링을 비롯해 밑반찬 사역, 사랑의 미용·집수리 봉사, 사랑의 나눔 아카데미, 돌봄센터, 장난감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복지·교육·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과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교회가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섬김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주제일교회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화두는 ‘변화’다. 급속히 세속화되는 한국사회 속에서 교회 역시 성장과 발전의 문제를 넘어 존재 이유와 생존의 문제를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선택이다. 교회는 “복음의 핵심은 변할 수 없지만, 복음은 각 시대와 문화에 맞는 언어로 전해져 왔다”며 변하지 않는 복음의 본질에 뿌리를 두되 이를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나누는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숙에 있다. 형식이나 제도의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의 체질과 DNA, 공동체의 영적 분위기와 성도들의 삶 자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동시에 성도들의 형편을 고려한 점진적 변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세대별 맞춤 사역이 핵심 축이다. 이미 진행 중인 30~40대 사역에 더해 70~80대를 위한 사역을 준비하며, 장기적으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사역을 통해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적 ‘코이노니아(신앙 안에서의 나눔과 연대)’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세대별 특성에 맞춘 체계적인 신앙교육과 훈련 과정을 마련해 교회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이러한 사역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성탄의 의미를 오늘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신앙의 표현이기도 하다. 영주제일교회는 성탄절을 맞아 예배당 안에 머무는 신앙을 넘어, 이웃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교회의 사명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복지가 곧 선교가 되고, 돌봄이 곧 복음이 되는 현장을 통해 교회는 성탄의 메시지를 말이 아닌 삶으로 전하고 있다.
금교성 담임목사는 “어려운 한국교회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교회가 한 마음으로 복음적 변화를 꿈꾸며 한 걸음씩 전진해 나가길 바란다”며 “성도들과 함께 주님이 기뻐하시는 변화의 길을 걸으며 지역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탄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짐과 사랑이 우리 교회와 지역사회 안에 다시 살아나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강한구 제일교회 은퇴장로는 “성탄절마다 교회는 늘 먼저 이웃을 돌아봤고, 밑반찬 하나라도 나누는 것이 복음이라는 걸 배워왔다”며 “영주제일교회의 변화는 그 믿음을 놓지 않으려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118년의 역사 위에서 다시 미래를 향해 걸음을 내딛는 영주제일교회. 성탄의 빛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깊게 이어지는 이 변화가 지역사회 곳곳에 스며들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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