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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미국행…'전략적 동반' VS '경영권 분쟁'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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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미국행…'전략적 동반' VS '경영권 분쟁' 논란 확산

전략광물 공급망 명분 속 제3자 유상증자, 울산 산업 기반에도 파장 우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략광물 공급망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고려아연이 미국에 제련소를 건설하며 현지 공급망에 직접 참여하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결정은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한 산업전략으로 읽히지만 국내 경영권 분쟁은 물론 울산지역 산업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제련소를 건설하고 이 과정에서 약 1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앞서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하고 전략광물인 안티모니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등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고려아연 측은 이번 투자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비철·희소금속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갈륨과 안티모니는 반도체, 군수·전자산업에서 필수적인 전략광물로 꼽히며, 미국 역시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 간 핵심 광물 협력 기조와 맞물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일정 부분 정책 흐름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울산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고려아연의 핵심 생산거점인 온산제련소는 울산 제조업과 고용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미국 현지 제련소 건설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핵심 공정과 투자가 해외로 이동하면서 울산지역의 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특히 전략광물 생산과 관련한 추가 투자와 고용이 국내에 얼마나 남게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영풍·MBK와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풍·MBK 측은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지분구조 자체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투자 실체와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핵심 안건 논의 과정에서 일부 이사들이 배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략광물 공급망이라는 대의가 강조되는 만큼 그 이면에서 국내 산업 기반과 지역경제,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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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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