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설유치원을 포함해 600여명의 원아와 학생들이 통학하는 경기 이천 사동초등학교 정문 앞이 매일 아침 '아찔한 스쿨존'으로 변하고 있다.
승하차 구역이 단 한 곳도 없어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서 멈춰서길 반복하며, 등하교 시간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유치원생 아이들이 먼 곳에서 내려 혼자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몹시 불안하게 느껴져요." 한 학부모의 말이다.
11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사동초에는 병설유치원도 함께 있어 혼자 통학하기 어려운 어린아이들까지 이 혼잡 속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하차 공간이 전무한 현실에 학부모들은 "이 상황을 보고도 행정이 그대로 둔다면 그건 방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교 앞 좁은 2차선 도로에 학원 차량이나 학부형들의 차량이 정차하기 시작하면 교통 혼잡으로 이어지게 돼있다.
한 학부모는 "스쿨존이 스쿨존 역할을 못한다. 아이들이 위험·불편을 감수하며 다니는 곳이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의 불안은 곧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말 학교 앞에는 4차선 도로가 새로 개통되는데, 기존 2차선 도로와 만나 사거리가 되면 교통 혼잡은 불 보듯 뻔하고, 아이들의 안전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게 학부형들의 주장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지금도 위험한데 4차선 도로까지 열리면 아이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우려가 크다"라며 "그때 가서 '예상 못한 일'이라고 말할 생각이면 정말 무책임하다"고 했다.
해법은 이미 학교 바로 옆에 있다. 정문 옆에는 이천시 소유 약 40평 규모 토지가 있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이 부지를 활용해 최소한 잠시 정차 가능한 승하차존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새로 개통되는 4차선 도로에도 승하차존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땅도 있고, 필요성도 명확한 만큼 서두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동초 학부모들이 꼽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아이들이 매일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고, 둘째는 승하차 공간이 없다 보니 불법주정차가 계속 반복된다는 점, 셋째는 등하교 시간 교통 혼잡이 상시화 된다는 점이다.
"행정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움직이면 해결될 문제를 왜 아이들이 감당해야 합니까. 정말 최소한의 '안전한 한 걸음'조차 허락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절규는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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