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국에 이어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세계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장인 커스티 코번트리(Kirsty Coventry) 위원장의 잇따른 아시아 행보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북도는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코번트리 IOC위원장에게 전북전주하계올림픽을 어떻게 인식시키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번트리 위원장의 잇따른 아시아 방문에 대해 "단순한 국제행사 참석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같은 IOC위원장의 움직임은 IOC가 올림픽 개최도시를 정할 때 '개최 도시'가 아니라 '개최 철학'을 먼저 본다는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과거의 올림픽은 대형 스타디움, 대규모 토목사업, 화려한 개·폐회식이 핵심 경쟁력이었으나 최근에는 IOC가 ‘지속가능성’, ‘도핑 방지’, ‘선수 인권’, ‘지역 분산 개최’를 새로운 기준이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부산 WADA 세계회 개최도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자리라는 점이다.
2027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세계 도핑방지 규약과 국제 기준이 논의되는 이 회의는,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앞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최소한 이 수준은 갖추라"는 국제사회의 가이드라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코번트리 위원장의 방한은 이런 흐름 속에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IOC는 이제 ‘누가 가장 큰 경기장을 짓느냐’보다 ‘누가 가장 깨끗하고 공정한 스포츠 시스템을 갖고 있느냐’를 묻고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부산의 '움직임'이다. 부산시는 이번 WADA 세계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스포츠 윤리 허브 도시'라는 브랜드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은 △도핑방지 국제회의 유치 △선수 권리 교육 프로그램 △학교 방문 멘토링 △국제기구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도시 차원의 스포츠 윤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선 전북전주가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북도는 서울과의 연대를 통해 경기장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전략은 경기장과 숙박시설 등 인프라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IOC가 내세우는 올림픽 관련 시설기준을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장 중심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다음 달에 열리는 WADA 부산회의는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북에 열린 드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회인 이유는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는 IOC, WADA, 국제연맹, 각국 스포츠 정책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보기 드문 플랫폼"이라고 강조한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이 자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국제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하계올림픽 유치에도 청신호를 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북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올림픽 유치 신청서 작성도 중요하지만, 먼저 ‘전북형 클린 스포츠 모델’을 설계해 제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밝힌다.
예컨대,학생 선수 대상 도핑 예방 교육의 표준 모델 구축,지역 대학과 연계한 스포츠 윤리·인권 연구센터 설립,새만금·전주권을 활용한 ‘친환경 스포츠 훈련 시스템’ 개발,부산과 연계한 ‘전국 순회형 클린 스포츠 캠프’ 제안 등 이같은 전략이 쌓였을 때, 하계올림픽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번트리 IOC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부산행, "이제 올림픽은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준비된 도시에게 간다."는 IOC의 기본 방침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은 이번 코번트리 위원장의 부산 방문에 맞춘 전북도의 전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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