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치열한 삶에 지쳐 고향 안동으로 돌아온 한 여성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안동’(감독 김홍익)이 개봉 후 홍보 부족으로 조용히 사라질 뻔했지만,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백승동 ‘이사빛1968’ 대표의 노력으로 다시 지역 스크린에 불이 붙었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영화 안동은 어머니와 함께 안동의 고택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며 다양한 사연을 지닌 손님들과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안동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와 따뜻한 인간미로 관객들에게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저비용 독립영화의 한계로 인해 홍보가 미비해 지역에서도 상영 기회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김의승 전 서울시부시장이 김감독을 우연히 만나며 상황은 반전됐다. 김 전 부시장은 “이토록 따뜻하고 의미 있는 작품이 고향 안동에서조차 외면받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뜻을 모았다. 그는 후배인 백승동 대표에게 협력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안동시민 단체관람 프로젝트’계획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1인 1만 원, 200명 선착순’을 목표로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안동지역 소상공인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지난 12일 저녁 7시 CGV안동에서 진행된 단체관람 행사는 전석(200석) 사전 예약 완판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상영 전 김 감독의 무대인사와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도 진행돼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일부 관객들은 “배우들의 안동사투리가 다소 어색했다”는 아쉬움을 전했지만, 대부분은 “고향의 하늘과 강, 사람들의 미소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의 품처럼 다가왔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김 전 부시장은 “서울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입장에서 영화 속 주인공의 마음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이 작품이 안동 시민들에게 위로와 자부심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동체 상영을 계기로 영화 ‘안동’은 인천 미림극장,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 대전아트시네마 등에서 재경 안동 향우회 등 지역 출신 인사들과 함께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김홍익 감독은 후속작 ‘안동2: 오다’의 제작 계획도 밝히며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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