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 내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의 귀빈 접견장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회담은 경주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별도로 열리는 양자 무역정상회담으로 전 세계 무역질서의 향방을 가를 핵심 외교무대가 '부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자동차 관세 인하(25%→15%) 합의를 이끌어낸 지 하루 만에 열렸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첨단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기술규제 완화,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단계적 해제, 미국의 대중 수출관세 일부 철회, 펜타닐 전구물질 단속 협력 강화 등을 집중 논의 중이다.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당시 외국 정상 접견을 위해 조성된 장소로 공항 활주로와 인접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고 군 보안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극비 정상회담 최적지'로 꼽힌다. 이날 회담을 앞두고 부산경찰청과 공군은 김해공항 반경 18km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공항 진입로 일대에 3중 경호통제선을 설치했다.
이번 회담 결과는 부산·울산 산업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기계·조선 기자재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경우 울산의 조선·플랜트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며 부산항의 물류 처리량과 수출입 규모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완화는 울산의 2차전지·수소연료전지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부산을 '글로벌 경제외교 중심도시'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울산시는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 지역 대표 산업을 중심으로 미·중 공급망 재편의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한미회담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부산·울산이 국제 경제외교의 실질적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이날 오후까지 진행되며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무역합의 초안 또는 공동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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