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영주의 대표 세계유산 소수서원과 부석사가 예술의 향기로 시민들의 마음을 물들였다.
지난 26일 오후에는 소수서원의 600년 소나무 숲에서 ‘소수서원 음악회’가 열렸고, 그 전날인 25일에는 부석사에서 의상대사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한 ‘화엄음악회 무량음(無量音)’이 개최됐다.
두 공연은 유교와 불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영주의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무대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26일 열린 ‘소수서원 음악회’는 국가유산청의 ‘2025 세계유산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동양대학교 한국선비연구원(원장 김장환)이 주관했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선조의 지혜와 자연 속의 쉼을 선물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선비정신과 예술이 어우러진 힐링 콘서트로, 고요한 솔숲을 배경으로 200여 명의 관람객이 함께했다.
이날 무대는 동양대 강구율교수의 한시낭송, 시낭송가 김미숙·변숙현 씨의 시낭송으로 시작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겼고, 팝페라가수 배은희와 소리꾼 손지해, 테너 가야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강 교수는 소수서원의 전신인 백운동서원을 창건한 풍기군수 신재 주세붕의 한시와 소수서원 사액을 받은 퇴계 이황의 시를 운율에 맞춰 창으로 재해석하며, 서원의 역사와 선비의 올바른 경지를 음악적 감성으로 풀어내 깊은 울림을 전했다.
강 교수는 “선비의 마음은 가을 달처럼 티 하나 없이 맑고, 찬 강물처럼 투명하다”며, “이런 마음을 일컬어 ‘추월한수(秋月寒水)’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 박성만 경상북도의회 의장, 김준년 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영주유림 관계자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유 권한대행은 “소수서원은 한국 성리학의 본향으로, 부석사와 함께 영주의 정신적 뿌리를 이루는 세계유산”이라며 “이런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선비정신의 격조와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영주가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만 경북도의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인사말을 전한 뒤 "도의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200만 경북 도민과 영주 발전을 위해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의지를 밝혀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행사를 기획한 동양대 홍연웅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에서 학문·자연·예술이 만나는 것은 법고창신의 새로운 시도”라며 “전통유산을 현대문화로 확장해 지역문화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김장환 원장 역시 “세계유산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며, 문화향유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25일 행사는 의상대사 헌다례 법요식으로 시작되어 육법공양과 회향의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어진 ‘의상 화엄 다르마 토크콘서트’에서는 자현스님(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교무국장)이 ‘산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저녁에는 국악실내악단의 선율로 문을 연 음악회가 테너 김민성, 가수 강애리자, 기타리스트 장하은, 감성밴드 ‘이상밴드’의 무대로 이어지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조화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마하합창단이 부른 산회가와 사홍서원이 장엄하게 울려 퍼지며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번 소수서원과 부석사 음악회는 유교와 불교, 학문과 예술이 만나는 영주의 정신문화 축제였다. 영주시는 앞으로 두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정신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지역의 문화유산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한국을 대표하는 영주문화’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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