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일부 사립학교가 교사 필기시험 성적 반영 의무 규정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20일 광주 지역 사립학교 교사 임용시험 운영 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시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사 임용시험의 공정성 확보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 결과 현재 임용시험을 진행 중인 17개 학교법인 모두 1차 필기시험을 시교육청에 위탁했지만 이 중 4개 법인(동강학원, 고려학원, 송암학원, 우성학원)은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때 필기시험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교육청이 올해 사학법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1차 필기시험 성적 20% 이상 의무 반영' 규정을 삭제한 데 따른 결과다.
시민모임은 "이로 인해 수업 실연과 면접 등 주관적인 평가 비중이 높아져 교사 채용권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가 됐다"며 "특히 송암학원의 경우 일부 비교과 교사를 면접 100%로 선발하고 있어 공정성 논란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교사 채용 비리를 겪었던 낭암학원은 이번에 1~3차 모든 채용 과정을 교육청에 위탁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모범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또한 공·사립 동시지원 제도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4곳(춘태학원, 살레시오회, 호남기독학원, 죽호학원)에 불과했다. 시민모임은 이 제도가 공립과 사립 시험일을 달리해 교사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사립학교의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등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시민모임은 "사학의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것은 불신 때문이 아니라, 반복된 비리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함"이라며 "사학법인이 스스로 공공성을 회복하려 노력할 때 자율성도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민모임은 광주시교육청에 ▲교원단체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투명하고 공정한 임용시험 기본계획 수립 ▲'사학 공공성 강화 협의회' 운영 재개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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