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이틀째 이어갔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점에 실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한 데 이어, 이날은 "법관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지키지 못하면 대법원장 자격이 없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상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 총리에게 '대법원장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나'라고 물었다. 김 총리가 이에 "주권자인 국민을 섬기고 받드는 자세, 다루는 법과 원칙을 충실히 지키면서 불편부당하게 지키는 것, 국민주권과 법치를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한다"고 답하자, 부 의원은 "그런 자세가 없다면 대법원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다시 물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식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사법부와 관련이 없는 분야의 대정부질문에서까지 '조희대 사퇴론'을 언급한 셈이다. 이에 김 총리는 "법관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지키지 못하면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 총리는 앞서 전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역시 민주당 측이 조 대법원장 거취에 관한 의견을 묻자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해서 국민들이 어떤 점에 실망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말해 민주당 측 '사퇴론'에 원론적인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부 의원은 "희대의 제보 내용을 접했다"며 앞서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이 제기한 조 대법원장의 '한덕수·정상명·김충식 오찬회동' 의혹을 김 총리에게 다시 제기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인 파면 직후인 지난 4월 7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 모친 최은순 씨의 측근 김충식 씨 등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는 내용의 의혹이다.
부 의원은 "이 (오찬) 자리에서 조희대가 무슨 얘기를 했냐,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이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 이 발언을 윤석열에게도 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총리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 총리는 "기사로는 얼핏 봤지만 직접 듣지는 못했다", "사실이라면 치명적인 상처, 국민 신뢰에 상처를 주는 내용"이라며 "'사실이라면'이라고 가정하기보다도 진위가 정확하게 밝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김 총리는 부 의원이 '내란수사는 잘 되고 있다고 보나' 묻는 질문엔 "특검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진전이 있고 (수사기간이) 더 연장도 된 것으로 알고 있어서 국민의 입장에서 잘 밝혀지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부 의원은 "(정부 내 계엄사태 관련자들이) 기소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는 방식으로 가도 되겠는가", "동조자들이 버젓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에 대해선 "총리가 되기 이전에 개인적으로는 내란에 대해 장성들이나 책임자급 외에 실제로 기획과 관련된 실무를 밝혀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특검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특검이 최선을 다 하는 게 좋다. 정부로서 지켜보고 있다"고만 말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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