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발생한 4·16 세월호 참사의 아픈 시간을 세계인들과 함께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15일 경기도교육청은 ‘단원고 4·16아카이브’ 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등재를 위한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2015년 10월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세월호 침몰로 다수의 희생자를 낸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당시) 학생들의 교실을 추모공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기도교육청 측에 단원고 교사를 증축할 것을 건의하면서 세월호 관련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의 추진 계획을 밝힌 지 10년 만의 성과다.
이번에 국내 심사를 통과한 ‘단원고 4·16아카이브 : 시민의 기억운동과 치유의 기록’(기록유산명)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국민의 추모 활동을 비롯해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회복 노력 등을 기록한 것이다.
아카이브의 토대가 된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록물류’는 △사회적 재난 아카이브 △집합 기억 공간기록물 △국가 책임과 국민들의 위로·기억의 장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12월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서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로 지정된 바 있다.
특히 시민과 유가족이 민간의 시각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기록한 점과 기록 과정 자체가 재난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과정은 비영리 민간단체 4·16기억저장소과 경기도교육청4·16생명안전교육원(옛 4·16민주시민교육원)의 협력으로 공동 추진된 민·관 협업의 산물이다.

4·16기억저장소는 세월호 참사 이후 기록을 수집·보존하고 있으며, 4·16생명안전교육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 목록에 단원고 4·16기억교실 존치에 대한 구술 기록화사업(2021년~2023년) 기록을 제출했다.
이들은 또 2023년 4월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록물류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역사학자·인류학자·기록학자·학생·시민이 함께 △등재 대상 기록물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 △유네스코 등재 요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제언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 적합성과 타당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도 4·16기억저장소와 4·16생명안전교육원 및 카이스트 등 3개 기관의 공동 주최로 ‘단원고 4·16기억교실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국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4·16기억교실 보존의 중요성과 재난 아카이브로서의 4·16기억교실의 가치를 알리며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도교육청은 내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등재 결정을 받기 위해 국가유산청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임태희 교육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국민들의 추모 활동을 비롯해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회복 여정이 담겨 있다"며 "이는 단지 과거를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픈 기억을 넘어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지키며 희망의 문을 연다는 약속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기도교육청4·16생명안전교육원은 우리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때로는 좌절로 삶의 희망을 잃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불어 넣는 공간으로, 마음의 상처로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치유와 회복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기록인 ‘단원고 4·16아카이브’가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향한 첫 관문을 넘었다"며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지막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4·16기억교실’은 그리움과 성찰 및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담은 공간이자, 나아가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약속의 공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2월 첫 삽을 뜬 ‘4·16 생명안전공원’이 ‘4·16 아카이브’의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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