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 주관한 지역 타운홀미팅 행사에서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며 "내 편이 아니면 차별하고 목소리도 낼 수 없게 하는 '입틀막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계엄·탄핵 국면을 거치며 강성 친윤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됐고, '입틀막'의 원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장 대표는 15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 전 강원도 타운홀미팅에서 강원도를 대표하는 강원도지사가 두 차례나 발언권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끝내 발언을 막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협위원장에게는 마이크를 주면서 강원도민의 선택을 받은 도지사의 마이크는 빼앗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강원도 타운홀미팅 행사 당시 한 참석자가 도서관 등 도민 복지 사업에 대한 지방예산 확대를 건의하자 김진태 강원지사가 설명에 나서려 헀는데, 그러자 이 대통령이 "지사님은 좀 참으시라"며 "(오늘은) 도민 얘기를 듣는 자리"라며 이를 만류했다.
장 대표는 "부산도 다르지 않았다. 7월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 당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마이크 한 번 잡지 못했다. 박 시장을 선출해준 부산시민의 민심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를 "야당 차별"이라고 규정했다.
장 대표는 나아가 "이재명 정권은 온갖 권력과 힘을 동원해서 우리 당 소속 광역단체장을 탄압하고 있다"며 "얼마 전 경찰이 우리 당 소속 인천시장을 불구속 입건하고 인천시청을 압수수색했고, 민주당은 허황된 거짓 선동에 엮어보고자 우리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에게 수사 좌표를 찍었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머릿속에는 민생도 지역도 없다. 특검과 위헌적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어 야당을 궤멸시키고 개혁을 가장한 개악으로 사법부를 흔들고, 관권선거로 지방 행정권력을 장악해서 독재를 할 생각뿐"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반민생, 반문명, 반인권, 반민주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다만 내란특별재판부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사법파동 사례들을 짚으며 진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판사 출신(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이다.
장 대표는 "역사를 되짚어보면 대한민국에 6차례 사법파동이 있었다"며 "5번째 사법파동은 이명박 정권 때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었던 신영철 전 대법관이 촛불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이미 그 사건을 처리하고 있던 관련 재판부에 다른 사건들을 함께 배당하고자 했던 것이 사법 파동의 원인이었다", "6차 사법파동의 내용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특정 연구회의 학술회를 축소해서 진행하라고 했던 것이 이른바 '사법 농단'의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사법부가 목숨처럼 여기는 사법부의 독립이란 이런 것이었다. 법원장이 '특정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특정 사건을 관련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재판부에 배당하라'고 했던 것, 그것이 재판의 독립과 사법부의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법관들은 생각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내란특별재판부가 왜 위헌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마디 하자 민주당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구속영장이 한 번 기각됐다고,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치집단이 나서서 법원에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북한이나 중국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다. 이것이야말로 헌법을 파괴하는 입법 내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생각 기저에는 늘 헌법을 파괴하고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내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내란이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갖다붙이는 것"이라고 정부·여당의 '내란세력' 공세에 대해 역공을 펴기도 했다.
그는 "사법부에 당부한다. 사법부는 재판의 독립을 해치는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모든 법관이 분연히 일어섰다. 연판장으로 막아냈고, 그것도 되지 않으면 법복을 벗어던지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사법부가 지키려 할 때 국민들께서 함께 지켜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친정인 법원을 향해서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서 사법부가 권력 앞에서 너무 쉽게 드러누웠기 때문에 지금 무도한 민주당의 칼날이 사법부를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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