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오는 12월까지 내란 재판 심리를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여당과 시민사회에서 '재판 지연'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이 만료되기 전 재판을 끝내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지 부장판사는 8일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 17차 공판 진행에 앞서 "내란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 부장판사는 "본 재판부는 현재 윤석열 피고인, 김용현 등 피고인, 조지호 등 피고인 3개 내란 사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한 주에 3회씩 내란 사건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요일 역시 다른 주요 사건 재판을 진행하는 등 주어진 시간적, 물적 여건을 다해 심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3개 사건에 대해 총 60회 가까이 재판을 진행했고, 올해 12월까지 추가로 50회 넘게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3개 사건은 별개 진행되고 있지만 주요 쟁점과 증거가 공통되고 다른 사건 증인신문 조서를 증거 채택하는 등 증거조사, 심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병합해 한 건으로 심리를 종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 부장판사는 내란 특검 재판 중계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논란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특검 측과 피고인 측이 재판 중계 신청 여부를 검토해보면 어떨까 한다"며 신청이 있으면 재판부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재판 진행 속도와 관련한 지 부장판사의 이날 발언은 각계에서 일고 있는 '재판 지연' 비판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지 판사는 내란 재판을 침대 축구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속도로 재판하면 윤 전 대통령은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돼 감옥 밖으로 나와 출퇴근하며 재판받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난 7월 10일 수감된 윤 전 대통령 구속 기한은 내년 1월 18일까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12.3 내란 진상규명·재발방지 태스크포스' 팀장인 손익찬 변호사도 지난달 19일 '12.3 내란 재판의 현주소와 제언'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이 2017년 5월부터 2018년 2월까지 9개월 여 간 통상 주 3회씩 150차례 진행된 반면, 내란 재판은 지난 4월부터 4개월여 간 통상 주 1회 진행돼 당일까지 14차례 진행된 점을 지적하며 "내란 재판 진행이 지나치게 느리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지난 4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담은 내란특별법과 재판 중계 의무화 조항을 담은 3대 특검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 하에 논의됐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구속 뒤 8회 연속 재판에 불참한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