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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인재(人災)'…5년간 17차례 불났던 설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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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인재(人災)'…5년간 17차례 불났던 설비 방치

소화기·감지기·방화셔터 '먹통'…경찰, 공장장 등 4명 송치

5년간 17차례나 불이 났던 '시한폭탄' 같은 설비를 방치하고 화재를 막을 소화장치와 방화셔터마저 먹통이었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는 결국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사건 수사 결과, 공장 안전관리 총괄 책임자인 공장장 B씨(50대) 등 소방·안전 관리 책임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및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22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현장에서 중장비로 제2공장 화재발생현장 쪽으로 철거가 진행 중이다.2025.05.22ⓒ프레시안(김보현)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오전 7시 2분께 발생한 화재는 2공장 정련동 2층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4호기'에서 시작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의 합동 감식 결과 해당 설비는 화재 발생 이전부터 올해 들어서만 5번, 최근 5년간 총 17번의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장 측은 반복되는 화재에도 정밀한 원인 분석이나 위험성 평가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설비를 계속 가동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초기 진화를 위한 안전장치는 하나같이 무용지물이었다. 오븐기 내외부에 설치된 연기·불꽃 감지기는 물론 화재 시 자동으로 문을 닫고 이산화탄소를 분사하는 소화장치, 불길 확산을 막아야 할 방화셔터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오븐기 내부의 작은 불씨는 순식간에 공장 전체를 집어삼키는 대형 화재로 번졌다.

인명 피해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공장 내 방송 및 화재 경보 시스템이 일부 장소에는 아예 설치조차 돼 있지 않아 화재 발생 사실이 신속히 전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3층 대합실 휴게공간에 있던 20대 근로자 A씨는 화재 발생 20여분이 지나도록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A씨는 동료의 연락을 받고서야 뒤늦게 대피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추락해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고, 척추 손상으로 끝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도 금호타이어 측은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교육과 훈련을 형식적으로만 실시해 온 사실도 드러났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가능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공장 측이 기본적인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화재와 인명 피해를 키웠다"며 "안전관리 총괄 책임자인 공장장을 비롯해 관련자 4명에게 중한 책임을 물어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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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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