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고성능·고가 전기차’와 ‘보급형 전기차’로 양분되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이 전 차급을 아우르는 양극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섰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울트라 하이니켈(니켈 95% 이상) 양극재와 고전압 미드니켈(니켈 약 60%) 양극재 파일럿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프리미엄 전기차, 스탠다드 전기차, 엔트리급까지 대응 가능한 ‘3트랙 전략’을 갖췄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고급 전기차는 긴 주행거리와 안전성이 핵심이다.
포스코퓨처엠이 개발한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는 기존 니켈 80%대 제품보다 에너지밀도가 크게 높아, 주행거리 확대가 가능하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에도 적합해 향후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니켈 비율이 높을수록 열안정성이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 약점인데, 포스코퓨처엠은 단결정(single-crystal) 구조와 표면 코팅 기술로 이를 보완했다. 업계에서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기존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급형과 중간급 전기차 시장에서는 가격과 안정성이 관건이다. 포스코퓨처엠의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는 니켈 사용량을 줄여 원가를 낮추면서도, 고전압 특성을 통해 에너지밀도 한계를 보완했다. 또 망간 함량을 늘려 안전성을 강화하고, 저가 탄산리튬 활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한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에 부합한다. 실제로 업계는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미드니켈 양극재의 채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함께 LMR(Lithium-Manganese-Rich) 양극재 파일럿 개발도 완료했다. LMR은 LFP(리튬인산철)와 달리 리사이클링 가치가 높고, 기존 양극재 생산라인에서 제조가 가능해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다.
특히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사들이 LMR 적용 계획을 밝히면서, 엔트리 전기차 시장에서 LFP의 아성을 빠르게 위협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이 LMR까지 확보한 것은 전 세계 배터리 수요 지형이 바뀔 때 공급망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이 LFP를 무기로 엔트리 시장을 장악하고, 일본과 한국 업체들이 하이니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의 행보는 양극재 전 영역을 커버하는 종합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배터리 소재 단일 품목 중심에서 벗어나, 프리미엄·스탠다드·엔트리급까지 모든 수요를 맞추려는 시도다. 더 나아가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황화리튬, 고체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 연구개발과 연계하면, 소재-배터리-리사이클링에 이르는 ‘풀 밸류체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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