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여년 역사의 여수MBC가 순천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프레시안> 취재결과 여수MBC는 순천만국가정원에 있는 국제습지센터 건물 공간을 임대해 사옥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습지센터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곳으로 애니메이션 콘텐츠 기업인 로커스가 입주한 건물이기도 하다. 여수MBC는 이곳에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입주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새롭게 하고, 애니메이션과 정원 관련 방송 등 신사업 분야 진출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여수MBC가 새로운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회사가 처한 심각한 경영난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여수MBC는 2003년 164억 원에 달하던 광고 매출이 2013년에는 100억 원 이하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는 36억 8700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광고 수익은 33억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10년 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여수MBC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 건물 지하 주차장은 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건물 천장의 석고보드가 떨어지는 등 노후화 현상이 발생해 근무자들이 불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성원들은 지속 가능한 방송 근무를 위해 '이대로는 안된다. 어디로든 옮겨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고, 초고해상도(UHD) 방송을 위한 설비 투자 등에도 대비하기 위해 5∼6년 전부터 새 사옥 마련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여수MBC는 그동안 여수 지역 내 이전 방안으로 현재 사옥 부지를 재개발하는 방안, 현재 신축 중인 전남시청자미디어센터에 입주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여천역 개발사업 참여 방안 등도 고려했으나 번번이 좌절되는 경험을 했다.
여수MBC 관계자는 "회사가 여수에 남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 "지속가능한 방송 근무를 위한 위한 방편이자 자구책의 일환으로 전남 동부권 내 기회 발전 특구로 이주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수 시민들의 상실감 등을 어루만져 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수 지역에서는 여수MBC의 순천 이전 소식이 알려지며 여수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여수MBC의 순천 이전은 여수시민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여수MBC는 이전 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시민과의 공론화 절차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도 지난 11일 "2004년 여수KBS 방송국 이전에 이어 다시 떠오른 악몽이자 참담한 현실"이라며 "MBC 측이 여러 차례 여수시와 접촉했음에도 여수시는 그간 이 사안을 시민들과 공유하지 않았고 논의의 장조차 열지 않았다"고 여수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한편 1970년 문을 연 여수MBC는 1991년 여수 문수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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