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이후 이 날만 기다려왔어요."
조기대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0일 광주 남구 봉선2동 행정복지센터 앞, 생애 첫 투표를 마친 고등학생 이모양(18)은 손에 잉크 묻은 인증 도장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대표적 부촌인 봉선2동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도 보수 후보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지역이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에서 12.72% 득표에 그쳤지만, 이곳 봉선2동 제5투표소에서는 3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30일 마감된 21대 대선 사전투표 결과 봉선2동은 53.94%의 투표율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비상계엄을 계기로 윤석열 심판과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남구 전체 사전투표율도 55.06%를 기록하면 광주 전체 평균 52.12%보다 높게 나왔다.
이날 봉선2동 사전투표소에는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전날처럼 30분씩 기다려 투표해야 하는 '오픈런'은 없었지만 투표소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끊임없이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투표소를 나온 한 시민은 "벼르던 투표를 드디어 한다"며 "요즘 상황을 보면 이번엔 진짜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한다는 A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들과 소통하지 않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해 윤석열을 뽑았는데, 그 사람은 선 자체가 없었다. 지금은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의대에 다니는 자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다음 대통령은 제대로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인회에서 활동하는 김성진씨(71)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 건지 말하지 않고 험담만 주고받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면서도 "그래도 꼭 투표하라고 주변에 전화 돌렸다"고 했다.
6월 3일 본투표일에 부부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는 신상원씨(39)는 "놀러 가기 전에 미리 시간 내서 투표하려고 일부러 나왔다"며 "투표열기가 뜨겁다는게 느껴진다. 빨리 결과가 나와서 속편하게 여행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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