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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이준석, 연달아 성폭력 발언 전시…동조자들은 규탄 시민에 '성희롱 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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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이준석, 연달아 성폭력 발언 전시…동조자들은 규탄 시민에 '성희롱 멸칭'

"자신 이익 위해 성폭력 사건 도구화·재생산:…"이준석은 혐오 확산 확성기"

전 국민이 시청하는 대선 TV토론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언급하며 성범죄 발언을 재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연달아 성범죄 표현을 전시하고 있다. 이에 탄력을 받은 남초(남성 중심)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 후보를 규탄하는 시민들을 성희롱성 멸칭으로 부르며 혐오를 재생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처럼 자신의 언어 성폭력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에도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성폭력 사건을 도구로 사용하며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마이크를 쥔 그의 혐오발언에 희열을 느낀 지지자들이 마음껏 파생 단어들을 생산해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성 연예인에 대한 성희롱 발언 언급한 기사 전시, 2차 가해

이 후보는 TV토론 성희롱 발언 언급 후폭풍이 몰아치던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도 방금 전해 들었는데 사실관계는 이렇군요"라는 글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이 여성 연예인을 향한 성희롱 발언으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이 후보가 공유한 기사는 성범죄 피해자의 이름과 사진, 성범죄 표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2차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으나, 그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게시했다.

한국기자협회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을 보면, 언론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성폭력·성희롱 사건 보도 공감 기준 및 실천 요강' 또한 가해 행위를 자세히 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며 성범죄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실제로 해당 기사를 작성한 매체는 이 후보 공유 이후 제목에서 성범죄 대상과 표현을 삭제했으며, 본문의 피해자 사진도 변경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29일 현재까지 수정 전 기사를 그대로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2차 피해를 차단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또 같은 날 "국회에 제출된 범죄일람표가 여기저기 돌기 시작했다", "아무리 메신저 공격하고 물타기 해도 바뀔 것은 없어 보인다"며 한 기자가 공개한 이 후보 장남의 범죄일람표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앞서 게시한 이재명 후보 장남 관련 기사와 마찬가지로 범죄일람표에 표기된 성범죄 발언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29일 현재 이 후보가 공유한 범죄일람표 게시물은 비공개 처리됐다.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29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폭력을 재현할 때에는 재발방지라는 명확한 목적하에 피해자와 반복된 재현으로 고통받을 수 있는 시민들까지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존재한다"며 이 후보의 성폭력 전시에 대해 "합의가 전혀 없던 것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성폭력 사건을 도구로 사용하며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이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들을 대변하겠다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하는데 비판에는 귀를 닫고 지지자들을 향해서만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이런 매커니즘은 자신과 입장이 동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려 한 윤석열과 같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역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음에도 당당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 토론 발언으로 촉발된 언어 성폭력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라며 자신의 질문에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 후보는 토론 발언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며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됐다"고 했다. 또한 그는 "문제를 제기하는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으려는 집단 린치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대한 비판 여론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 장남 벌금형 기사를 공유하며 여성 연예인 얼굴 사진을 건 기사를 올려 2차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누구도 추가적 피해를 입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해당 언론사가 가장 신속하게 그런 내용을 단독보도"했고 "유권자의 알권리, 사안의 시급성에 따라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TV토론 발언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쏟아진 혐오발언ⓒ구글 갈무리

이 후보의 '혐오 확산' 행보를 따르듯,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온라인 성폭력을 거침 없이 자행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FM코리아 등 다수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지난 대선 토론을 기점으로 이 후보를 비판하는 정치인 및 시민들을 'XX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XX견은 이재명 후보 장남이 언급한 특정 신체 부위와 '개 견'(犬)을 합친 성희롱성 멸칭이다.

이들은 남초 커뮤니티 비롯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XX견을 비롯한 성폭력 발언을 퍼트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게임 아이디를 XX견으로 변경했으며, 이 후보를 비판하는 누리꾼에게는 집단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등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을 가하기도 했다.

여성학자인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9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내가 창작한 게 아니면 그 어떤 혐오표현도 할 수 있다는 위험한 논리를 퍼트리려는 시도를 이 후보가 하고 있다"며 "마이크를 쥔 그의 혐오표현에 희열을 느낀 지지자들은 마음껏 파생 단어들을 생산해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 조사관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을 명백한 혐오표현으로 규정한다"며 "혐오표현을 확산시키는 가장 큰 확성기(이 후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 정도 모욕을 당할 만큼 의식이 없지 않다는 걸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선 3차 TV토론 발언과 관련해 이 후보에게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진정이 38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을 언급한 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에 대한 폭력적 행위를 묘사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것은 여성혐오에 해당하는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진정인들은 '단순한 실언이나 실수로 치부될 수 없는 계획적 혐오의 표현'이라거나 '(이 후보의 발언은) 인권침해 행위'라고 진정 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진정 내용이 조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뒤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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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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