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새로 건조한 구축함을 물에 띄우는 '진수식'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하게 질책한 가운데, 사고 책임자 3명이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구축함진수사고와 관련한 조사사업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며 "사고조사그루빠(그룹)는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현재까지의 사업정형을 보고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추가로 확인된 함의 피해상황은 없으며 현지복구 추진조는 복구계획을 일정대로 추진시키고 있다"며 "법 기관에서는 사고조사그루빠가 확증한 조사자료에 따라 법적조사를 위하여 사고에 책임이 있는 청진조선소 기사장 강정철, 선체총조립직장 직장장 한경학, 행정부지배인 김용학을 구속하였다"고 전했다.
앞서 2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하에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이 5월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는데 "구축함진수과정에 엄중한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전한 바 있다.
건조된 배를 물에 띄우는 방법으로는 육상에 장착한 레일 등의 받침대 위에서 배를 만든 뒤 이를 물에 밀어 넣는 방식과 배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되는 육상 도크에서 배를 만든 뒤 이 도크에 물을 채우는 방식이 있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배를 육상에서 만든 이후 물로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보시고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로 된다고 엄중한 평가를 내리시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북한은 5000톤 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28일과 29일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 탐지전자전총국은 이 구축함에 탑재된 순항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포함해 무장 체계들의 성능 및 전투 적용성 시험을 실시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함정은 당시 진수했던 최현호와 유사한 급의 구축함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인해 해당 함정은 바다에 누워있는 상태로 포착되기도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크기나 규모 이런 것들을 볼 때 최현호와 비슷한 장비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고,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군사 장비와 관련해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언론 보도로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27일 4차 군사 정찰 위성 발사와 지난해 5월 31일 1차, 8월 24일 2차 정찰 위성 발사 실패 당시 북한은 이를 바로 언론에 공개해왔다.
이번에도 주요 국가들의 위성 자산이 청진항을 주시하고 있었고 남한 정부가 현재 이 함정의 상태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확인이 가능한 정보사항이었던 만큼, 무작정 숨길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재래식 무기 확충에 힘쓰고 있는 배경이 러시아에 이를 수출하기 위한 의도라는 합참의 분석이 있은 가운데, 이같은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빨리 이를 복구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과 더불어 최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전략순항미사일, 신형 반항공(방공) 미사일, 무인기, 미그29기 장착용 신형 공대공미사일과 활공유도폭탄 등의 시험 발사 및 공개를 실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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