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6.3 대통령 선거 개표 방식이 현행대로 진행될 경우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 이유로 꼽았던 부정선거 의혹을 이번 대선에도 결부시켜 차기 정부에 반대 여론을 조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 제작에 관여한 전한길 씨가 시사회에 초청하고,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부응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자리다.
지지 세력의 구명 운동이 절실한 내란수괴 피의자 윤 전 대통령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노이즈 마케팅' 목적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시사회 후 윤 전 대통령은 상영관을 나서며 "좋았어요"라며 간단한 소감을 밝히고 별도의 발언 없이 자리를 떴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은 2030 청년들이 많이 보러 온다고 해서 응원차 직접 관람한 것"이라며 "대선에 대한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 영화를 감독한 이영돈 PD는 "윤 전 대통령이 '컴퓨터 등 전자기기 없이 대만식이나 독일이 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PD는 또 "앞으로 사전 선거를 없애고 수개표를 한다면 모든 결과에 국민이 승복할 것"이라며 "만약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통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 불복 운동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 예정대로 사전투표를 진행하고, 투표지분리기 등 기계 장치를 사용한 개표 절차를 거쳐 윤 전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외의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불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대선을 2주 앞두고 벌어진 윤 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국민의힘은 난감한 기색이다.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시사회 참석 소식에 "우리 당이 살고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만이 답"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김문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영화 많이 보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런 게 좋은 것 아닌가"라며 "영화 보면 표 떨어진다는 소리를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윤 전 대통령을 감쌌다.
김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어떤 경우든 유권자 중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음모론 해소 책임을 선관위에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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