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이 18일 거행된 가운데,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오월단체와 광주 시민들의 항의에 기념식장에서 쫓겨났다.
안 위원장은 이날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호인력을 대동해 입장하려 했으나, 시민들과 일부 5.18 단체 회원들이 막아서며 결국 참석이 불발됐다.
시민들은 '사퇴하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한 시민은 땅에 드러눕고 "밟고 지나가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에 시민들과 안 위원장이 대동한 경호인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안 위원장은 행사 시작 15분 전 쫓겨나듯 발길을 돌렸다.
안 위원장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추모식에 참여하려 하였으나 입장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그날의 비극이 남긴 아픔을 교훈 삼아 우리 모두는 자유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의 인권 신장에 더욱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과 5.18서울기념사업회, 광주인권지기 활짝 등 9개 장애인·인권단체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16일 차례로 성명을 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에 침묵하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보호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 영령에 대해 참배할 자격이 없다", "국민 인권 옹호는 없고 내란 수괴의 특권만 주장한 안창호는 내란 부역자"라며 일찍이 참석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안 위원장은 경찰청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5.18 진압군 상임고문 시킨 김문수 불참, 저녁에라도 와서 참배하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 등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오는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준석 개혁신당‧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불참했다.
이 권한대행은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곳곳에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45년 전, 오월의 광주가 보여줬던 연대와 통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 끓는 오월 영령들의 외침과 이웃을 내 가족처럼 보듬어 안은 공동체 정신이 하나 돼 오월의 정신이 됐다"면서 "그 오월의 정신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라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서로의 고통을 끌어안으며 함께 써 내려간 희망이 있었기에 마침내 민주주의의 봄을 꽃피우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일궈 사랑받고 존경받는 나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후보의 기념식 불참을 두고 "(5.18 기념식 참석은)정치 이전에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지금이라도 대오각성하고 오늘 저녁에라도 와서 반성의 취지로 참배를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김 후보 선대위가 5.18 당시 진압을 주도했던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철회한 것을 거론하며 "경악했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선대위라고 할 수 있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 왔는지 못 왔는지 모르겠다. 안 오기도 하고 못 오기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