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식품 산업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았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수요 확대가 HMR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간편식은 단순한 식사 대용 개념을 넘어 맛과 건강, 지속가능성까지 담아내는 미래형 식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간편식은 조리·섭취의 간편함을 목적으로 개발된 식품으로 조리·보관의 편의성 수준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 즉석섭취식품(RTE: Ready to Eat), 즉석조리식품(RTC: Ready to Cook), 반조리식품(RTH: Ready to Heat), 간편조리식품(RTP: Ready to Prepare) 등이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식약처가 제시한 간편식 분류체계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 폭을 넓히는 기준이 되고 있다 .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 3000억 원에서 2023년 5조 3000억 원까지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약 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RTD(Ready to Drink)를 제외한 2023년 기준 간편식 온라인 판매는 쿠팡, 마켓컬리, G마켓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약 5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 중 50.1%가 즉석섭취식품, 35.3%는 즉석조리식품이었다.
이는 단순 조리식보다 즉시 식사가 가능한 제품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
2023년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간편식 구매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로 맛(49.3%)이 꼽혔으며 영양성분, 열량, 식품 원산지, 친환경 포장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간편식 구매가 늘어나면서 건강은 간편식 개발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저염, 저당, 고단백, 채소 중심의 메뉴 구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알레르기 프리 및 맞춤형 영양설계 간편식도 개발되고 있다.
또한 ESG 경영 확산과 더불어 친환경 포장, 동물복지 식재료, 지역 농산물 활용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커지고 있다. 간편식은 단지 빠른 식사를 넘어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되는 중이다.
간편식 유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쿠팡의 로켓프레시와 같은 신선배송 체계는 냉장·냉동 HMR의 품질 유지를 가능하게 하며 고품질 간편식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자체 PB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간편식, 레스토랑 협업 간편식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식당 메뉴를 그대로 구현한 레스토랑 간편식(RMR)은 맛과 퀄리티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각광받으며 HMR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간편식의 한류화도 주목할 만하다. 김치볶음밥, 비빔밥, 삼계탕 등 K-푸드를 기반으로 한 간편식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간편식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4.8% 증가한 약 3000억 원을 기록하며 수출품목도 기존의 냉동식품에서 레토르트, 즉석밥, 국탕류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수출 패키지와 수출 기준 완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간편식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다.
먼저 초개인화와 영양 맞춤형 식단 기반 간편식 개발 확대가 요구된다. 이어서 식물성 대체식품, 기능성 식재료 등 지속가능한 식문화와의 연계를 통한 제품 다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로컬푸드 연계 간편식 개발과 중소 식품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재사용 포장재 개발, 탄소배출 저감형 유통체계 마련 등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대한민국 간편식은 이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맛과 건강,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간편식 시장은 더 맛있게, 더 건강하게, 더 지속가능하게 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며 이는 국내 식품산업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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