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에 자리한 천주교 유적이 국가사적 지정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완주군은 남계리 천주교 유적을 국가사적으로 등록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14일에는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심사위원단이 유적지를 직접 찾아 현지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심사는 유적의 역사적 가치와 학술적 의미, 원형 보존 상태, 경관적 가치, 장소적 상징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중요한 절차다. 현장에서는 장기재 완주군 학예연구사의 가치 보고를 시작으로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과 평가 회의가 이어졌다.
심사 현장에는 유희태 완주군수,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 윤수봉 전북도의회 행정운영위원장, 권요안 전북도의회 농업복지환경 부위원장, 이경애 군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국가유산청,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도 함께해 유적 보존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드러냈다.
남계리 천주교 유적이 위치한 초남이성지는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키려는 신자들이 형성한 공동체 공간으로, 호남지역 천주교 확산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21년 3월 이곳에서는 1791년 신해박해 당시 순교한 한국 천주교 첫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의 유해와 백자사발 지석이 발굴되면서 국가사적 지정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국가사적 지정 여부는 이번 현지 심사 결과와 문화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완주군은 사적 지정을 통해 지역 천주교 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7년 국내 개최가 확정된 세계청소년대회에 대비해 유적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 확장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남계리 천주교 유적은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박해와 희생 속에서도 공동체 정신과 신앙을 지켜낸 완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국가사적 지정이 확정되면 역사교육의 장이자 많은 이들이 찾는 문화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