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로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정확히 1년을 맞는다.
지난해 4월에 치러졌던 22대 총선에서 전북은 더불어민주당 후보 10명이 평균 81.8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회에 입성했다.
익산을의 한병도 의원이 6만5027표를 얻으며 득표율 87.03%로 전북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극한의 대립각을 형성했던 이성윤 의원(전주을)도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를 극복하고 출마선언 단기간 내 7만4000여 표를 끌어 모으며 66.38%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전북 10명의 의원 득표율로만 보면 80% 이상이 7명에 달하는 등 지역 정치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2대 국회 10명의 전북 의원은 3선과 5선까지 중진의 경륜과 경험에 초·재선의 열정이 결합한 평균 2.6선의 '최강팀'이란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이 22대 전북 총선에서 20년만에 전 선거구를 석권한 것은 그만큼 '정권 심판론'의 바람이 거셌다는 반증이어서 환상의 라인업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을 수밖에 없었다.
16년만에 전북 10개 선거구에 후보자를 모두 출마시킨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에 휘말리며 평균 12.69%의 득표율에 만족했으며 전주을 정운천 후보가 20.63%로 그나마 선전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역민심의 또다른 바로미터인 정당지지율에서는 전혀 달랐다.
민주당 텃밭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조국혁신당이 44만8000표를 얻어 전북의 정당 지지율 45.5%를 기록하는 등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37.6%)보다 8%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이다.
민주당은 양지 텃밭인 전북에서 조국혁신당에 정당 지지율 1위를 내줬다는 점에서 당혹과 충격에 휘말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어차피 지역구 국회의원은 민주당 후보를 밀어줘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되 정당 비례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을 찍어 민주당에 위기의 경각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지역민심이 강하게 작동한 결과로 해석했다.
인물은 민주당을 선택하되 정당은 조국혁신당을 밀어준 전북 민심은 일종의 민주당에 대한 '옐로카드'였다는 분석이다.
정당 지지율과 의원 지지율의 괴리감 속에 출발한 전북 정치권은 곧바로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자"는 '원팀 정신'을 들고 나왔다.

전북 10명의 국회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전북 홀대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섰다.
4년만에 국회로 돌아온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그동안 전북이 너무 홀대를 당해왔다. 더 이상 소외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따지겠다"며 국토부를 향해 장검을 꺼내들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북 의원들은 이원택 도당위원장 취임 후 정책 정당으로서 원팀 기조에 방점을 찍고 수시로 소통하고 회의를 갖는 등 정책과 실력으로 경쟁력을 구축해 나갔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런 의욕적 활동 이면에는 '원팀 정신'이 구호로 전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우선 당장 전북 1순위 현안인 전주·완주 통합을 놓고 10명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다른 꿈을 꾸는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행히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며 조기에 논란이 봉합됐지만 '2036 하계올림픽' 유치의 초기 과정에서는 전북자치도와 정치권이 서로 호흡을 맞추지 못해 미묘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새만금 신항만의 관할권을 놓고는 군산항과 한데 묶는 '원 포트'체제와 새만금 신항을 별도로 각각 관리하는 '투 포트'체제의 양단으로 나뉘어 분열의 길을 걷고 있다.
지역민의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의 운명을 감안할 때 일각의 마찰을 이해한다 해도 '원팀 정신'을 외치면서 공식적으로 갈등을 표면화한 낸 사례는 민주당 30년 역사에서 흔치 않은 일이어서 최근의 분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22대 국회의 초행길은 그렇다고 해도 임기 2년 차인 올해부터 말이 아닌 실천으로 원팀을 보여주고 전북발전을 위해 땀을 흘리는 전북 정치를 보고 싶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치가 경제와 사회 등 각 분야의 우위에 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낙후와 홀대를 거듭해온 전북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 몸을 투신하는 헌신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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