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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 이뤄낸 진짜 주인공들…123일간 '폭싹 속았'던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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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 이뤄낸 진짜 주인공들…123일간 '폭싹 속았'던 이들의 이야기

[인터뷰] 尹 파면 선고일,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전한 소회와 바람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문에서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의 장기화를 막아낸 것은 시민들이었다고 분명하게 기록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또한 바쁜 일상을 쪼개가며 123일 동안 광장을 지키고 고비마다 더 큰 광장을 만들어 낸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일에도 서울 종로 안국역 일대에는 1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파면"을 외치며 헌재 선고를 지켜봤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기어코 이뤄낸 주인공이자 한국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에게 지난해 12월 3일 이후 4개월여 간의 소회와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 바라는 바를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모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장서 만난 동지들과 함께했기에 힘들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

파면 선고 전후로 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 4개월 간의 소회를 물었을 때, 광장에서 함께한 다른 동료시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전날 밤을 새우며 광장을 지킨 김남희(30) 씨는 이날 오전 선고 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있어 긴장도 되지만 당연히 인용할 거라 생각하기에 설레기도 한다"며 "'동지'들과 파면 정식으로 뭘 먹을까,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밤을 지샌 이들을 가리키며 "다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라고 웃어 보였다.

선고 뒤 만난 대학생 이성재(25) 씨는 "몸이 아픈 날이 아니면, 저녁 약속도 미뤄가면서 집회에 참석했다. 선고가 연기될 때는 혹시나 기각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며 "많은 분이 함께 계셨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파면 촉구 광장에 대해 "다양한 감정이 있었지만, 뿌듯함과 연대감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유하영(28) 씨도 "광장에 나와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운 게 되게 많았다"며 "농민분들의 이야기를 잘 몰랐는데, 남태령에서 많이 배웠다.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는데, 그분들의 목소리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음에 와 닿았고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선배 시민이 남긴 유산을 말하는 이도 있었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바로 국회로 달려갔었다고 밝힌 이인범(71) 씨는 "국가폭력에 피해를 입은 많은 영령이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오늘까지 이르게 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흘린 피와 땀이 축적돼 우리 사회가 이 정도까지는 발전했다. 그걸 뒤집으려는 세력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 참가자가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정부에 바라는 것…"차별 없는 세상, 검찰 개혁, 민생 문제 해결"

헌재의 파면 선고와 함께 조기대선 국면이 다가왔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바는 무엇일까. 차별 없는 세상, 검찰 개혁, 민생 문제 해결이 꼽혔다.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온 안모(31) 씨는 파면 촉구 광장에서 "노동자와 소수자들이 나와 각자의 이야기를 했다"며 "이 발언들이 온 사회에 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정부가 들어서면 좋겠다"고 했다. 정진아(47) 씨도 "윤석열 집권 이후 국가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정부는 소수자와 주변인,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는 정책을 많이 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하영 씨는 "빛의 혁명은 윤석열 파면이 아니라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정부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고, 양곡관리법 등으로 민생을 책임지고, 여성들이 불법촬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 등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과제를 위해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형(32) 씨는 "자기 입맛대로 누구는 과하게 수사하고 누구는 적당히 수사하는 건 아니다 싶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자녀분도 여러 의혹이 있는데 수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개혁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성재 씨는 "저는 취업준비를 앞둔 학생"이라며 "주변 친구들을 봐도 취업이 어렵고, 취업해도 풍족하지 못하게 사는 친구가 많다. 일자리 문제와 경제 문제를 해결해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아 노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며 "차기 정부가 노후 대비와 노인 일자리 문제를 잘 챙겨서 길어진 평균 수명이 축복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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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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