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계엄군의 끊임없는 감시와 협박 속에서도 삶 자체가 '민주화운동'이었던 이석영 전북대 명예교수(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고문)가 1일 향년 89세로 소천했다.
이석영 교수는 '길 위의 신앙'으로 평생 민주화 운동 현장을 지키며 민주주의·인권 등 가치 수호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왔다.
충북 영동군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전주기전여고 교사를 거쳐 전북대 응용생물공학부 교수로 재직했고 삼엄했던 군사정권 속에서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지도교수를 맡으며 민주화운동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1980년 7월 계엄군에 의해 전주보안부대로 끌려가 불법적 취조로 인권 유린은 물론, 온갖 고통스런 고문으로 고초를 겪은 뒤 소요선동 혐의로 국립대학 교수직에서 강제 해직됐다.
당시 계엄군 전주보안부대 방첩과 수사계장이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교수 사직서를 수리하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다. 이 교수는 대학교수 해직 이후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음에도 해직기간 일관되게 민주화운동에 적극 나섰다.
전북민주화운동협의회와 민주주의민족통일전북연합, 국민운동본부에서 지역 민주화운동의 지도적 역할에 힘썼다.
1984년 9월 전북대 교수로 복직됐을 때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투옥된 학생들과 제적당한 학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발로 뛰었다. 그의 이같은 노력은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수많은 이들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2002년 전북대 교수 정년퇴임 이후에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의문사한 사람들의 진실을 규명하는 대통령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대안학교인 푸른꿈고등학교 이사장,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고문,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고문, 세월호분향소 지킴이, 이태원참사분향소 지킴이,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 고문 등 역사의 한복판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민주주의·인권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故 이석영 교수의 열정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동원해 행정, 입법, 사법을 다 통제하겠다며 계엄령이 선포된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빈소는 전주예수병원 장례식장 301호실이며, 2일 오후 2시 입관예배, 오후 7시 추모식, 3일 발인예배 오전 8시, 노제 오전 9시 전주 풍남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 오후 2시 광주 5.18국립묘지 안장 순으로 '민주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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