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지역축제의 주인공은 주민"…박영태 남원관광협회장이 말하는 춘향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지역축제의 주인공은 주민"…박영태 남원관광협회장이 말하는 춘향제

올해로 95회째를 맞는 전북자치도 남원시의 춘향제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제1의 축제'다.

그 오랜 역사적 근원이야 말할 것도 없고 내용과 방문객 수 등에서도 다른 지역축제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최근들어 남원춘향제의 침체와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민주도에서 관 주도로, 지역주민 중심에서 관광객 위주로, 지역상권 중심에서 타지역 상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축제의 근본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힘을 얻는다. 이런 경고음 속에서 춘향제의 위상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박영태 남원시관광발전협의회장(73)은 "지역축제의 주인공은 당연히 그 지역의 주민이므로 주민 주도의 축제로 가면 반드시 옛 명성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다.

▲1962년에 진행된 춘향제의 가장행렬 모습.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운집해 있다. ⓒ남원문화원

박영태 회장이 기억하는 춘향제의 '호시절'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이라고 한다. 축제를 찾는 인파가 어느 정도였냐면 축제가 열리는 광한루원과 요천둔치 근방에만 가면 '인파에 끼어 저절로 몸이 떠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7년에는 문화부 지정 대한민국 10대 축제에 선정돼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효시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지역축제가 귀하던 시절이어서 춘향제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지천이었고 주민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찾은 관광객이 너나 없이 공연과 음식,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느라 시내 전체가 들썩들썩했다. 그러니 오죽하면 일각에서는 '남원은 춘향제로 벌어서 1년을 먹고산다'고 했다던가.

다소 과장이 섞였을 것이라고 짐작하겠지만, 박 회장은 그저 빈말 만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한다.

남원 춘향제의 위상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을 전후해 전국에서 다양한 지역축제가 생기면서 비롯됐다. 전국적으로 유일무이했던 '전통적인 버라이어티 쇼' 춘향제는 크고작은 다양한 전국의 지역축제와 경쟁을 벌어야 했고 형식과 내용, 진행방식 등에서도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급기야 성의 없는 축제장 음식에 대한 불만 섞인 지적이 나오고 게다가 폭리에 가까운 음식값은 춘향제로 향하던 관광객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말았다.

이러한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표방하며 치러진 지난해 제94회 춘향제는 상당부분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관광객들도 면모를 새롭게 한 춘향제에 응원과 공감을 표시했고 지역과 언론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춘향제에는 난제들이 쌓여 있다는 것이 박영태 회장의 지적이다.

▲ 박영태 전북 남원 관광발전협의 회장이 친환계 발전 방안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5. 됐지 뜬 거

박 회장은 지역 요식업계들이 가진 불만을 여과 없이 전해줬다.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가 외지업체들의 배만 불리는 판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례로 남원시가 올해 춘향제 개막을 앞두고 최근 행사장에 입점하는 푸드트럭 업체를 공모했는데 응모한 업체들의 90% 이상이 외지업체였다.

올해 축제장에 배치될 푸드트럭은 총 24대로 결정됐으며 이 중 남원에 연고를 둔 업체는 10곳에 불과하다. 전체 푸드트럭의 절반 이상이 외지업체들로 채워진 셈이다.

게다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업은 특정 회사의 음식 부스가 대규모로 행사장 요지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어서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산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지역 요식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축제기간에는 아무데서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음식은 지양하고 그 지역, 그 축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식으로 행사장 입점을 제한하고, 나머지는 지역의 요식업소를 통해 평상시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주장이다.

축제기간 할인해 주는 음식의 가격과 서비스 부분은 지자체와 요식업체가 적정한 선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하면 될 일이다.

▲남원춘향제에 몰린 주민과 관광객들이 무대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남원시

음식 못지않게 무대 출연진에 대한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박정규 의원은 지역축제가 유명가수들의 공연 중심으로 흐르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박의원은 "10분 남짓한 공연을 위해 한 명의 유명가수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하면서도 정작 지역 예술인은 그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출연료를 받고 작은 무대에서 객석이 비어 있는 시간대에 배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회장 또한 이같은 문제에 공감하면서 축제기간 협회가 주도하는 문화행사에서는 100% 지역 예술인들로만 무대를 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역축제의 중심이 되어야 할 지역의 예술인들과 요식업체, 주민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춘향제가 과거의 명성을 찾고 모두의 사랑받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는 주체적인 축제로 방향을 대폭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