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 대표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2022년 당대표 선거와 2021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맞섰던 박용진 전 의원이 "'그냥 추대에 들러리 서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참 맥빠지는 일"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의원은 2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도 반반",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제가 지난번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갔을 때(2021년 9월)는 코로나 기간이라서 기간도 상당히 길었고, 제가 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상당히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컷오프가 있더라도 한 3주 이내에 끝날 거고, 그 3주 안에 사실상 '원톱'으로 할 텐데 아무리 좋은 내용을 얘기해 본들 얼마나 국민들에게 남겨질 건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모르겠다)"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비명계 주자 일부는 경선 포기를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그 보도 보고 웃겼다. 열리지도 않은 대선에, 시작도 하지 않은 경선을 포기부터 한다는 기사가 나가니까 얼마나 그 분들은 황당하겠느냐"면서도 "결과적으로 의미 없는 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당연히들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경선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2심이 그렇게 나와서 한 가지 홀가분한 건 있다. 당내 경선이 비전을 놓고 본인의 플랜·정책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이게 그렇게 안 된다. 계속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져야 하고, 그래야 언론에서 반영을 하니까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에는 그런, 상대의 약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논쟁은 있지 않겠구나. 이런 생각은 좀 있다"고 했다.
한편 박 전 의원은 이 대표 2심 판결을 계기로 당 안팎에서 '검찰개혁' 의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최근에 이재명 대표가 '칼은 죄가 없다'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2.27 SBS 유튜브 인터뷰)"라며 "그런데 그 칼, 죄 많은 칼이다. 잡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검찰 특수부의 '잘 드는 칼'을 쥐고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며 "그리고 그 칼은 결국 주인 잡아먹는 칼이라는 게 확인됐다. 그거 잡지 마시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조금 귀찮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권력과 관련된 수사는 아주 제한적으로, 범위와 기간을 특정할 수 있는 특검을 통해서 하나하나 해결하고 국민통합·사회정의·경제성장이라는 3대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정치검찰과 손잡을 생각은 1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야 지도부 간 합의가 이뤄진 연금 모수개혁 문제와 관련해 일부 한동훈·안철수·유승민 등 일부 여당 정치인들이 '청년 착취'라고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박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무책임한 얘기"라며 "(개혁안이) 당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청년 세대에게 불리한 결과인 것도 맞다. 그러나 국부펀드로의 전환, 수익률 제고를 통해 얼마든지 청년 세대가 불안해하는 재정 고갈 등은 해소해 나갈 수 있다. (유권자를) 안심시켜내고 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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