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사에 최대 비극으로 기록된 제주 4·3이 책임자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더없이 엄숙해야 할 제77주년 4·3 추념식을 앞두고 지역 정가에서 나온 책임론에 대해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7일 논평을 내고 "4·3 학살의 원흉이자 책임자로 지목받는 조병옥 경무부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뿌리"라며 민주당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작년 제76주년 4·3 추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엄숙한 추념식장에서 '4·3학살의 후예는 국민의힘'이라는 극언을 내뱉고 갔다'"며 "제주 국회의원 선거 시기에 4·3이 갖는 중대한 의미를 이용하고, 선거에서 표를 계산한 행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4·3 학살 원흉 조병옥은 "1960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항해 대선 출마까지 한 민주당 계열의 거두"라며 "제주도를 붉은 섬’이라 규정하고 '사상이 불온하고 건국에 저해되는 이들을 싹 쓸어버릴 수 있다' '제주도 전역에 휘발유를 뿌리고 거기에 불을 놓아 30만 도민을 한꺼번에 태워 없애야 한다'고 극언과 지시를 서슴치 않은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 역사에 대한 공부도 전혀 돼 있지 않고, 아무 말 대잔치의 대가인 이재명은 4·3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는 경건한 장소에서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속임수를 쓰고 갔다"면서 "당시 추념식장에 앉아서 카메라 앞에서 흘린 이재명의 눈물은 전형적인 악어의 눈물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4·3을 추모하고 정신을 계승한다면서 온갖 수사를 내뱉고, 자신들만이 4·3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보여주면서 뒤에서는 버젓이 학살의 책임자를 자신들의 뿌리로 내세우는 정당이 바로 더불어민주당"이라며 "4·3의 역사적 진상규명 및 특별법 제정은 더불어민주당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이 함께 힘을 모아 했음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2023년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은 자리에서 '4·3 사건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다. 김 씨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입감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꿇고 용서를 구한다"며 김일성 지령설을 제기해 국가공권력에 의한 희생으로 규정한 4·3진상보고서 내용을 정면 부정했다.
또한 국힘 소속 김재원 의원은 '대통령은 통상 3·1절 정도는 돼야 참석하는 데 제주 4·3추념식은 이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며 4·3폄훼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게다가 지난해 봉행된 4·3추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제주 도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이에 지난해 이재명 대표는 4·3추념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4·3 학살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정치집단은 국민의힘이며,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데 사과하고, 4·3 폄훼 인사들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가의 존재 이유 중에 제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악의를 가지고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조작하는 것은 유족과 피해자를 고통 속으로 다시 밀어 넣는 행위이며, 이들에 대해선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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